1. 내귀에 도청장치에서 ‘PRANA’로…
인디 록 씬 에의 부흥기였던 1990년대 말 독특한 라이브 무대와 음악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밴드 내귀에 도청장치, 밴드 명에서부터 그 색다름을 느낄 수 있는 그들은 지금까지 그 색을 노련한 빛으로 가다듬고 있다.
초기 내귀에 도청장치의 음악은 글램 락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데이빗 보위를 연상시키는 사이키델릭한 음악이 주를 이루었다. 데뷔작인 1집 발표 후에도 그 특성을 간직한 채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멜로디컬한 타이틀 곡 ‘E-Mail’로 많은 호응을 얻으며, 수면위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한국 밴드 음악의 또 하나의 가능성으로 기대를 모아온 내귀에 도청장치는 2집 발매까지는 적잖은 공황기를 겪으면서 멤버 교체를 단행하며 데뷔앨범 이후 2년 만에 2집 ‘PRANA’를 발매하며 그 활동을 재개했다. 음악적 성숙도와 다양성은 물론 수 많은 라이브 활동으로 그들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태초부터 존재해 온 힘으로 우주에 충만해 있으며, 삼라만상을 이루는 만물의 근원이자 생명의 실체, 전 우주의 모든 차원에 걸쳐 스며들어 있는 에너지를 '프라나‘(우리가 쉽게 이야기하는 기(氣)라고 생각하면 됨. 기의인도 식 표현), 이것은 내귀에 도청장치의 에너지이고 이 에너지를 통해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려고 한다. 즉 내귀에 도청장치의 에너지가 즉 ‘Prana’인 것이다.
2006년 내귀에 도청장치는 새로운 프라나 (氣) 를 가지고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내귀에 도청장치에서 프라나로의 재도약, 그 첫 앨범이 베일을 걷고 빛을 향하고 있다.
2. New Album ‘Shine’& 타이틀 곡 ‘유리 꽃
‘PRANA’ 로 의 탈바꿈, 그리고,, 이중성(二重性)에의 아우름
현란한 라이브 퍼포먼스, 물론 내귀에 도청장치에게선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그것은 단순히 비쥬얼적인 면에 치우친 쇼가 아닌 그들의 음악적인 표현과 느낌의 발현으로 그 어느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내귀에 도청장치만의 색깔이다. 2집에서부터 보여준 음악적인 성숙도는 이번 3집에서 그 깊이와 다양성에서 오는 음악의 이중적인 면을 내포하고 있다. 2집 타이틀 PRANA의 의미는 내귀에 도청장치에게는 단순히 카피라이터 적인 이미지를 넘어서 그들의 음악적인 영감에의 근원적인 에너지가 되고 있다. 그 에너지의 연결선상인 본 작 3집 [Shine]은 음지에서의 에너지를 빛을 향한 양지로의 나아감을 의미한다. 새 앨범 발매에 맞춰 밴드 명도 ‘프라나(PRANA)’ 로 과감히 교체하는 의미심장함도 느껴진다.
3집 ‘Shine’ 앨범의 작업은 그들의 10여 년간의 음악 경험과 느낌을 모두 담아내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우선 앨범에 수록된 11트랙 중 주목할 만한 곡이 바로 이번 타이틀 ‘유리꽃(花)’ 이다. 고급스런 팝 발라드 풍에 락 적인 요소를 적절히 가미한, 멜로디의 아름다움과 보컬 ‘이혁’의 특유한 보이스의 흐느낌에서 오는 우울함은 한층 더 애절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제목 ‘유리꽃’에서 표현되듯 모든 이상과 사랑은 아름답고 따뜻하지만 깨지기 쉬운 것이고 깨진 후의 아픔과 슬픔은 유리 같은 이미지로 맑지만 차가운 이미지로 다가온다. 앨범 메인 자켓의 컨셉도 수록 곡 전체에 내포되어 있는 이중성, 그리고 빛(Shine)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보컬 ‘이혁’을 모델로 여성 성을 포함한 중성적인 감각으로 디자인 되었다.
물론 타이틀곡 하나로 내귀에 도청장치가 표현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느끼는 것은 부족함이 있다. 수록 곡 하나 하나를 듣다 보면 이들의 에너지(PRANA)가 여러 색의 느낌으로 다가와 기존 밴드 음악에 고루한 면을 채워준다. 다시 말하면 내귀에 도청장치의 음악은 기존의 록/팝이나 장르에 대한 고정관념, 또는 각종 매체로부터 쏟아지는 그럴싸한 수식 문구를 애써 인식하지 않더라도, 그냥 귀속을 파고드는 그들의 멜로디에서 뭔가 상당한 매력을 발견한다. 기존 내귀에 도청장치 팬들은 물론이고, 생소한 이들에게도 또 하나의 새로운 청량제가 될 음반임을 확신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