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Side 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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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2:43 | ||||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있는 말한마디는 끝끝내 마저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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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2:25 | ||||
3. |
| 2:50 | ||||
닭이 운다
시냇물은 흐르고 새떼 조잘대며 호수는 반짝이는데 푸르른 초원은 햇볕속에 잠들었다 늙은이도 어린이도 젊은이와 함게 일할 풀뜯는 가축들은 모두 고개마저 들지 않는다 마흔마리가 하나인양 패배한 군사처럼 저기 저 헐벗은 산마루에 병들어 누웠는가 이랴 이랴! 밭가는 아이 목청힘차구나 산에는 기쁨 샘에는 생명 조각구름 두둥실 떠 흐르는 저 하늘은 푸르름만 더해가니 비 개인 이날의 기쁨인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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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3:14 | ||||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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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4:02 | ||||
밟아보지 않은 길에서
연못가의 우거진 숲속에서 요란스런 세상으로부터 도피하여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판단의 기준으로 부터 내 영혼을 오래 지탱해 오던 모든 쾌락, 이득, 그리고 타협으로부터 아직은 알려진바 없는 명확한 판단의 기준이 있음을 안다 분명히 내 영혼은 내가 즐거이 말하고픈 친구들의 영혼과 여기에, 소란스런 세상에서 멀리 떠나 나 혼자 머무르며, 향긋한 말로 이야기했다. 아무런 부끄럼도 없이 (이 한적한 곳에서는 다른 곳에서 안하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요란스럽지도 않으면서 모든것을 포함하는 생이 나에게 강하게 온다 오늘은 남자다운 애착의 노래 아닌 것은 부르지 않기로 결심하며 본질적 생으로만 노래 부르며, 건강한 사랑을 불러주며, 마흔 한살의 아홉째 달, 달콤한 오후에 나는 젊었던 이들에게 모든 젊은이들에게 내 모든 날의 비밀을 말해주련다 친구의 필요함을 말해주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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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3:44 | ||||
오누이들의 정다운 이야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 토실 익겠다 콩기름 불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는 밤 파묻은 불씨를 헤쳐 엽담배를 피우며 고놈... 눈동자가 초롱 같애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던 할매 바깥은 연신 눈이 내리고 오늘밤처럼 눈이 내리고 다만 이제 나 홀로 눈을 밟으며 간다 오우버 자락에 구수한 할매의 옛이야기를 싸고 어린 시절의 그 눈을 밟으며 간다 오누이들의 정다운 이야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 토실 익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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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 1 / Side B | ||||||
1. |
| 4:43 | ||||
2. |
| 2:41 | ||||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 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 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 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읍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를 님의 침묵에 휩싸고 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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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3:23 | ||||
하루가 끝나고
밤이 내린다. 호수는 얼어붙고 강 도 죽어 있다. 구름 사이로 새빨간 태양이 빛나더니 마음의 유리창이 어느새 붉게 불이 붙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울타리도 인제는 눈에 파묻혀 길도, 밭도, 모두 하얀 벌판. 이 새하얀 벌판의 적막을 뚫고, 겁먹은 유령처럼, 천천히 장례의 행렬이 지나간다 조종은 울리고 나의 모든 감각은 이 음산한 종소리에 얼어 붙었다. 그림자는 깊어져 가고, 나의 가슴은 울고 있구나. 장례 행렬의 종소리처럼 나의 가슴은 울고 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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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2:43 | ||||
고개숙인 허수아비 바람결에 잠이 들면
너의 모습 사라지고 차가운 빛 스며들면 먼 길 혼자 가는 나그네가 외롭구나 나나나--- 갈 곳 없이 떠돌다가 처마 밑에 날아 들어 기나 긴 밤 지새우고 바람따라 가는 새야 너의 모습 사라지고 차가운 빛 스며들면 먼 길 혼자 가는 나그네가 외롭구나 나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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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3:19 | ||||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리 신이나 삼아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혀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굽이굽이 은하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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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2:14 | ||||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우는 소리 들렸으라.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 곳을 범(犯)하던 못 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큭 강물이 비로서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향기 홀고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