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Side 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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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5:06 | ||||
한 여름 밤의 서늘한 바람은 참 좋아라 한낮의
태양 빛에 뜨거워진 내 머릴 식혀 주누나 빳빳한 내 머리카락 그 속에 늘어져 쉬는 잡념들 이제 모두 깨워 어서 깨끗이 쫓아 버려라 한 여름 밤의 고요한 정적은 참 좋아라 그 작은 몸이 아픈 나의 갓난 아기도 잠시 쉬게 하누나 그의 곁에서 깊이 잠든 피곤한 그의 젊은 어미도 이제 편안한 휴식의 세계로 어서 데려 가거라 아무도 문을 닫지 않는 이 바람 속에서 아무도 창을 닫지 않는 이 정적 속에서 어린 아기도 잠이 들고 그의 꿈 속으로 바람은 부는데 한 여름 밤의 시원한 소나기 참 좋아라 온갖 아기와 탐욕에 거칠어진 세상 적셔 주누나 아직 더운 열기 식히지 못한 치기 어린 이 젊은 가슴도 이제 사랑과 연민의 비로 후드득 적셔 주어라 한 여름 밤의 빛나는 번개는 참 좋아라 작은 안락에 취하여 잠들었던 혼을 깨워 주누나 번쩍이는 그 순간의 빛으로 한밤의 어둠이 갈라지니 그 어둠 속을 헤매는 나의 길도 되밝혀 주어라 아무도 멈추게 할 수 없는 이 소나기 속에서 아무도 가로 막을 수 없는 이 번개 속에서 어린 아기도 잠이 들고 나의 창으로 또 번개는 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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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3:25 | ||||
제 꼬리를 물려고 뱅글뱅글 도는 고양이처럼 제
그림자를 밟으려고 뛰는 아이처럼 우리도 언제까지나 맑은 마음으로 육신의 어둡고 긴 충동을 희롱할 순 없을까 웃는 얼굴 속에 감춰진 또 다른 추악한 얼굴처럼 밝은 한쪽과 그 뒤의 길다란 그림자처럼 자신과 또 그 내부의 자신과의 싸움에서 최고의 선을 향한 우리는 항상 승리할 수 없을까 부딪쳐 오는 파도처럼 몰아쳐 오는 바람처럼 유혹과 시련은 끝이 없고 그 길가에 내가 섰는데 제 어미의 젖을 배불리 먹고 잠든 저 어린애처럼 저 산모퉁이 무덤 속의 영혼 없는 육신들처럼 우리가 모두 허기진 짐승인 양 집착하던 그릇된 애착과 욕망으로부터 초연할 순 없을까 비가 오거나 눈 오나 항상 푸르른 소나무처럼 인적 있거나 없거나 항상 열려진 저 숲속 길처럼 우리도 어느 땐가는 단 한 순간만이라도 작고 하찮은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달관할 수 없을까 부딪쳐 오는 파도처럼 몰아쳐 오는 바람처럼 유혹과 시련은 끝이 없고 그 길가에 내가 섰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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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4:28 | ||||
저 산꼭대기 아버지 무덤 거친 베옷
입고 누우신 그 바람 모서리 나 오늘 다시 찾아가네 바람 거센 갯벌 위로 우뚝 솟은 그 꼭대기 인적 없는 민둥산에 외로워라 무덤 하나 지금은 차가운 바람만 스쳐갈 뿐 아, 향불 내음도 없을 갯벌 향해 뻗으신 손발 시리지 않게 잔 부으러 나는 가네 저 산꼭대기 아버지 무덤 모진 세파 속을 헤치다 이제 잠드신 자리 나 오늘 다시 찾아가네 길도 없는 언덕배기에 상포자락 휘날리며 요랑 소리 따라 가며 숨 가쁘던 그 언덕길 지금은 싸늘한 달빛만 내리 비칠 아, 작은 비석도 없는 이승에서 못다 하신 그 말씀 들으러 잔 부으러 나는 가네 저 산꼭대기 아버지 무덤 지친 걸음 이제 여기 와 홀로 쉬시는 자리 나 오늘 다시 찾아가네 펄럭이는 만장 너머 따라오던 조객들도 먼 길 가던 만가소리 이제 다시 생각할까 지금은 어디서 어둠만 내려올 뿐 아, 석상 하나도 없는 다시 볼 수 없는 분 그 모습 기리러 잔 부으러 나는 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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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4:11 | ||||
당신의 고단한 삶에 바람조차 설운
날 먼 산에는 단풍 지고 바닷물도 차더이다 서편 가득 타오르는 노을 빛에 겨운 님의 가슴 내가 안고 육자배기나 할까요 비바람에 거친 세월도 님의 품에 묻고 여러 십년을 한결같이 눌 바라고 기다리오 기다리다 맺힌 한은 무엇으로 풀으요 저문 언덕에 해도 지면 밤 벌레나 될까요 어찌하리, 어찌하리 버림받은 그 긴 세월 동구 아래 저녁 마을엔 연기만 피어나는데 아, 모두 떠나가 버리고 해지는 고향으로 돌아올 줄 모르네 솔밭길로 야산 넘어 갯바람은 불고 님의 얼굴 노을 빛에 취한 듯이 붉은데 굽은 허리 곧추세우고 뒷짐지고 서면 바람에 부푼 황포돛대 오늘 다시 보오리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되돌리기 비나이다 가슴 치고 통곡해도 속절없는 그 세월을 아 모두 떠나가 버리고 기다리는 님에게로 돌아올 줄 모르네 당신의 고단한 삶에 노을 빛이 들고 꼬부라진 동구길에 풀벌레만 우는데 저녁 해에 긴 그림자도 님의 뜻만 같이 흔들리다 멀어지다 어둠 속에 깃드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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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 1 / Side B | ||||||
1. |
| 2:50 | ||||
저무는 이 거리에 바람이 불고 돌아가는
발길마다 무거운데 화사한 가로등 불빛 너머 뿌연 하늘에 초라한 작은 달 오늘 밤도 그 누구의 밤길 지키려 어둔 골목, 골목까지 따라와 취한 발길 무겁게 막아서는 아, 차가운 서울의 달 한낮의 그림자도 사라지고 마주치는 눈길마다 피곤한데 고향 잃은 사람들의 어깨 위로 또한 무거운 짐이 되어 얹힌 달 오늘 밤도 어느 산길, 어느 들판에 그 처연한 빛을 모두 뿌리고 밤 새워 이 거리 서성대는 아, 고단한 서울의 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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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2:41 | ||||
바람아 너는 어딨니, 내 연을 날려줘 저
들가에, 저 들가에 눈 내리기 전에 그 외딴 집 굴뚝 위로 흰 연기 오르니 바람아 내 연을 날려줘 그 아이네 집 하늘로 바람아 너는 어딨니, 내 연을 날려줘 저 먼 산에, 저 먼산에 달 떠오르기 전에 아이는 자전거 타고 산 쪽으로 가는데 바람아 내 연을 날려줘 저 어스름 동산으로 바람아 너는 어딨니, 내 연을 날려줘 저 하늘 끝, 저 하늘 끝 가보고 싶은 땅 얼레는 끝없이 돌고, 또 돌아도 그 자리 바람아 내 연을 날려줘 들판 건너 산을 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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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4:06 | ||||
하늘 위에 눈으로 그려 놓은 당신
얼굴 구름처럼 흩어져 오래 볼 수가 없네 산봉우리가 구름에 갇히어 있듯이 내 마음 외로움에 갇히어 버렸네 너무나 보고 싶어 두 눈을 감아도 다시는 못 만날 애달픈 내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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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2:47 | ||||
담 넘어 뒷집의 젊은 총각 구성진
노래를 잘도 하더니 겨울이 다 가고 봄 바람 부니 새벽밥 해 먹고 머슴 가더라 산너머 구수한 박수 무당 굿거리 푸념을 잘도 하더니 제 몸에 병이 나 굿도 못하고 신장대만 붙들고 앓고 있더라 어리야디야 어리얼싸 어리야디야 앓고 있더라 길 건너 첫 집의 젊은 과부 수절을 한다고 아깝다더니 정 들은 이웃에 인사도 없이 그 춥던 간밤에 떠났다더라 집 나간 자식이 돌아온다 하기 동네 긴 골목을 뛰어가보니 동구 밖 너머론 바람만 불고 초저녁 단잠의 꿈이더라 어리야디야 어리얼싸 어리야디야 꿈이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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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4:28 | ||||
간다 간다 나는 간다 선말 고개 넘어
간다 자갈길에 비틀대며 간다 도두리 벌 뿌리치고 먼데 찾아 나는 간다 정든 고향 다시 또 보랴 기차를 탈거나, 걸어나 갈거나 누가 이깟 행차에 흥 난다고 봇짐 든든히 쌌겄는가 시름 짐만 한 보따리 간다 간다 나는 간다 길을 막는 새벽 안개 동구 아래 두고 떠나간다 선말산의 소나무들 나팔소리에 깨기 전에 아리랑 고개만 넘어가자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도랑물에 풀잎처럼 인생행로 홀로 떠돌아 간다 졸린 눈은 부벼 뜨고 지친 걸음 재촉하니 도솔천은 그 어드메냐 기차나 탈거나, 걸어나 갈거나 누가 등 떠미는 언덕 너머 소매 끄는 비탈 아래 시름짐만 한보따리 간다 간다 나는 간다 풍우설운 등에 지고 산천 대로 소로 저자길로 만난 사람 헤어지고 헤진 사람 또 만나고 애고, 도솔천아 기차나 탈거나 걸어나 갈거나 누가 노을 비끼는 강변에서 잠든 몸을 깨우나니 시름짐은 어딜 가고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빈 허리에 뒷짐 지고 나 나 선말 고개 넘어서며 오월 산의 뻐꾸기야 애고, 도솔천아 도두리 벌 바라보며 보리원의 들바람에 애고, 도솔천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