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EROR, DIMMU BORGIR와 함께 노르웨이 블랙메틀 최고봉 'IMMORTAL'의 신작!
이제 한국에서 블랙메탈은 더 이상 생소한 음악 장르가 아니다. 최근에는 북유럽의 여러 익스트림 뮤직들이 여러 레이블을 통해 소개되면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은 락 매니아의 주요 관심 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는 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노르웨이 출신의 Emperor, Dimmu Borgir, Satyricon, Old Man's Child와 스웨덴의 Dissection, In Flames, Dark Tranquillity 그리고 핀란드의 Children Of Bordom, Sinergy등의 익스트림 계열의 명반들이 근 2년간 라이센스 되어 락 불모지로 인식되던 한국에 서도 이제 익스트림 뮤직의 자리가 조금씩 잡히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상황에 고무되어 약간은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노르웨이 블랙 메탈의 대부 격인 IMMROTAL의 최근작인 6집이 발매되었다. 락 매니아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반갑고 환영할 일이다. 음악을 들을 때 불변이 공식인양 장르나 국가를 구분 짓는데 급급한 것은 오히려 음악감상을 방해한다. 단, 예술은 그 시대의 사상과 문화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적인 트랜드만큼은 잘 이해하는게 좋다. 스웨덴은 깔끔하고 드라마틱한 곡 전개가 주류를 이룬다면 노르웨이는 앨범 전체적으로 공감각적이며 특유의 에트머스피릭 (atmospheric)한 분위기 속에서 곡 전개를 끌어내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모든 곡들이 앞서 말한 스타일에 들어 맞지는 않지만 고참(?)격 밴드들이 특유의 스타일을 형성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IMMORTAL 역시 선두 그룹 밴드 중 하나이며 1990년 결성이후 꾸준히 6장의 정규음반을 (Full-Length) 낸 중견 밴드이다. 이제 그들의 음악세계로 빠져보자.
1990년 자연의 나라 노르웨이의 Bergen에서 남쪽으로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어두운 숲속. 두명의 청년 Olve 와 Harald 는 BATHORY 나 POSSESED 스타일의 음악을 기반으로 강력하고 어두운 음악을 하고자 IMMORTAL 이라는 밴드를 결성하게 된다. (이들은 후에 이름을 각 각 Abbath D.Occulta 와 Demonaz D.Occulat 로 바꾸게 된다.) 당시 블랙 메탈계의 주류를 끌어가던 Mayhem 이나 Burzum의 'Inner Circle'(사타닉 모임으로 교회 방화를 일삼았다.) 과는 달리 IMMORTAL은 어둡고 신비스러운 음악을 추구하고자 숲속을 배회하거나 술을 마시며 명상에 빠지게 된다. 이 때가 밴드 IMMORTAL에게 있어서는 아주 중요한 시기로 그들만의 음악적 스타일의 토대를 형성하게 되었으며 현재까지도 그들이 음악적 영감을 형성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시말해 이 시기에 Abbath와 Demonaz가 만든 가상의 공간인 'Blashyrkh'는 이후 그들의 음악적 모티브가 되었고 이후 Armagedda의 참여로 첫 데뷔작 'Diabolical Fullmoon Mysticism' (1992. Osmose Productions)을 발매하게 된다. 어둡고 신비한 이미지를 간직한 데뷔앨범은 북유럽 전설을 기반으로 한 곡들로 그들의 가능성을 메탈 씬(Scene)에 알리게 된다. 드러머인 Armagedda는 멤버간의 성격차로 인해 밴드를 떠나게 되고 4집 'Blizzard Beast'에서 Horgh를 고용하기 전까지 Abbath가 드럼도 맡게 된다. 그들은 '사타니스트'로 치부 받는 것이 싫은 나머지 2집부터는 자신들의 음악이 블랙 메탈(Black Metal)이 아니라 홀로 코스트 메탈 (Holocaust Metal)이라고 명명하고 (그러나 이후 IMMORTAL은 그들 음악의 장르를 규명하는데 연연하지 않았다.) 2집 'Pure Holocaust'을 발표하게 된다. (1993 Osmose Productions) 이때부터 IMMORTAL 만의 음악스타일이 분명해진다. 속도 전에 목숨을 건 듯 상당히 빠른 스피드의 기타리프와 Abbath의 거칠고 건조한 보컬라인 그리고 지칠 줄 모르는 투 베이스 드러밍의 조화는 IMMORTAL만의 트랜드로 자리잡게 된다. 위에서 언급 한 대로 빠른 블랙메탈을 한다고는 하나 IMMORTAL은 스웨덴의 Fast Swedish Black Metal의 대명사인 MARDUK이나 DARK FUNERAL과는 다른 의미로 해석을 해야한다. 어느 정도 음악적 스타일을 굳힌 그들은 연이어 3집을 그 다음해에 발표하게 된다. 'Battle In The North'는 앨범 명부터 약간 유치한 면이 없진 않지만 뮤직 비디오나 부클릿(데뷔 이후 줄 곧 콥스 페인팅한 맴버 사진이 전부이다).을 통해 나름대로 음악 이외에도 다른 볼거리를 제공 한 이들은 당시 가장 빠르고 건조한 음악을 하는 밴드가 되었으며 동시에 콥스 페인팅의 대명사로 군림하게 된다. 2집부터 시작된 속도 전은 3집에서 폭발적인 절정에 이르고 10곡에 35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서도 알수 있듯이 짧은 곡을 위주로 앨범 전체가 마치 하나의 곡인 것처럼 정신 없이 휘몰아 치는 스타일의 곡을 선보인다. 극단의 음악을 지향하다보니 평가 또한 극과극을 이룰 정도로 매니아 사이에서도 의견 대립은 팽팽해졌다. 나름대로의 장점을 지니 IMMORTAL의 3집은 전세계 블랙메탈 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명반으로 남게 된다. 그로부터 2년후 (1997) 그들은 4집 'Blizzard Beasts'을 같은 레이블에서 발표하고 그간 '옥의티'로 남아있던 드러머 자리는 Horgh가 맡아 잘 소화해 내게된다. 그러나 이전 앨범들과 별 다를 바 없는 2-3분대의 짧은곡. 전작보다 더 강해진 기타리프 이외에 질 낮은 레코딩과 음악적 매너리즘으로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한다. 밴드 생활 10년을 맞이하는 그들은 다시 5집 'At The Heart Of Winter'을 발매하게 된다. 그 동안 기타를 연주했던 오리지널 맴버인 Demonaz 는 손목 근육 경련으로 인해 팀에서 빠지게 되고 작사와 밴드의 매니저 일을 맡게 된다. 대신 Abbath가 Demonaz의 빈자리를 매꾸어 드럼을 제외한 모든 악기를 연주하게 된다. 이러한 맴버간의 이동 중에 나온 IMMORTAL의 5집은 곡 위주의 러닝 타임으로 돌아온 그들은 2-4집에서 보여 주었던 IMMORTAL과는 다른 분위기다. 80년대의 스래쉬적인 기타 리프를 과감히 사용한데다 레코딩도 Abyss Studio + Peter Tagtgren이 맡아서 상당히 깔끔하고 헤비한 사운드로 돌아왔다. 전체적으로 웅장하고 비장미를 느낄 수 있는 곡들로 스래쉬적인 기타 리프 때문에 자칫 변질(?) IMMORTAL로 생각 할 수 있으나 자세히 들어보면 데뷔 이후 줄곧 보이는 그들만의 사운드가 내재 되어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5집은 평론가 및 대중들에게도 상당한 호평을 받으며 20세기를 빛낸 명반으로 남게 된다. (1999년 Terrorizer 집필진 선정 6위, 독자 선정 3위, 독자 선정 Best Cover Art 1위) 명반 5집의 흥분이 채 가라앉지도 않을 무렵 다시 그들은 신보를 발매하게 된다. 신보'Damned In Black'은 전작 앨범 아트웍과는 달리 다시 예전의 스타일인 콥슨 페인팅 한 맴버들의 모습이 앨범 가득이다. 베이시스트로 Iscariah를 정식 고용했으며 가사는 Demonaz가 참여했다. 이번에도 레코딩과 프로듀서는 Abyss + Peter Tagtgren의 시스템으로 사운드 퀄리티 부분에서도 아주 훌륭하다. 전작의 대곡 위주의 곡들과는 달리 7곡에 37분이라는 중단편의 곡들로 무장한 그들은 전작의 연장선에 놓인 듯한 스타일과 더욱 타이트해진 곡들로 예전의 IMMORTAL 팬층 (2,3.4집)과 일반 메탈 매니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시원하고 깔끔한 곡들을 선보였다. 5집에서 스래쉬적인 리프의 사용으로 변화를 준 그들이 이번 신작을 통해서는 더욱 안정적이고 탄탄한 구조를 구축했다고 보면 되겠다. 앨범명 답게 지옥에서 절규하는 듯한 울부짓음으로 시작하는 Triumph는 박진감 넘치는 기타리프와 안정된 드러밍이 만나 상당히 타이트한 곡을 전개해 나간다. 마치 예전의 SLAYER 나 METALLICA를 연상 시키는 리프와 중간중간 곡을 바쳐주는 키보드를 통한 유연한 어레인지가 돋보이는 곡으로 오프닝 타이틀로 전혀 손색이 없는 곡이다. 어그레시브한 기타 어택으로 시작하는 Wrath From Above는 마치 'Battle In The North'의 스래쉬 버전 같은 스타일의 곡이다. 속사포 투베이스 드러밍과 Abbath 의 거칠고 건조한 음색이 만나 향수에 젓어 들게 하는 곡으로 추천한다. 이번 앨범 중 베스트 트랙넘버인 세 번째 곡인 'Against The Tide(In The Arctic World)'는 전작의 'Withstand The Fallen Of Time'의 뉘앙스를 느낄 수 있는 곡으로 IMMORTAL 특유의 기타리프위에 서정적이며 웅장한 키보드가 가미되어 리드미컬한 곡 전개가 눈에 뛰는 수작이다. 곡 사이에서 Abbath의 저음 스크리밍과 키보드가 만들어 내는 화음은 이 곡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네 번째로 선보이는 'My Dimension'은 이번 앨범 중 가장 헤비한 곡으로 타이트한 곡 전개로 인해 절로 헤드 뱅잉이 가능한 곡이다. 다섯 번째 곡인 'The Darkness That Embarce Me'는 IMMORTAL의 관심사인 어둡고 차가운 정서를 느낄수 있는 트랙으로 블랙메탈과 스래쉬의 조화가 엿보이는 곡이다. 이번 앨범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곡인 'In Our Mystic Visions Blest'.이어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타이틀곡 'Damned In Black'은 7분 가량되는 대곡으로 전체적으로 어렵지 않은 곡 전개와 완급 조절이 잘되어 있어 드라마틱한 면이 돋보인다. 비장미를 느낄수 있는 기타와 드러밍으로 시작하여 중간중간 스래쉬 헤비리프를 잊지 않고 가미하여 익스트림 뮤직속의 서정성을 찾게 해주는 이번 앨범은 이들의 최고작 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신보'Damned In Black'은 IMMORTAL 결성 이후 각 포지션 별로 정식 맴버가 안정적 자리를 잡아 작업을 한 앨범으로 전작에서 시도한 80년대 스래쉬 메탈(Thrash Metal)의 조화를 표현한 결정체이다. 최근 익스트림 씬(Extreme Scene)의 부흥과 함께 우후죽순처럼 나타나는 신진 밴드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대중적인 음악 스타일과의 절충을 꾀하는 밴드가 많은 것은 이제 놀라운 사실도 아니다. 20세기에는 가장 빠르고 건조한 블랙메탈로 최고봉을 지키던 IMMORTAL이 21세기에는 스래쉬를 도입한 블랙 메탈을 선보이고 있다. 일취월장이란 말이 바로 IMMORTAL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는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