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의 독보적인 록밴드 ‘자우림’은 멤버들 각자의 솔로를 통해서 멤버 각각이 가진 음악적인 취향과 욕심을 발휘하겠다고 공헌하며, 그 첫 번째 프로젝트로 기타리스트 이선규와 베이시스트 김진만이 자우림 이전의 밴드명으로 회귀한『쵸코크림롤스 1집』을 발표하여 록음악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 프로젝트의 연장선 상에 있으며 동시에 김윤아 두번째 독집음반이라고 할 수 있는『유리가면』이 발매된다. 2002년 발매되었던 에세이집 형태의 1집 음반『Shadow of your smile』에서 이미 ‘자우림’의 세계와는 조금 다른 측면을 보여주며 김윤아의 음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었던 그녀는, 새로이 만들어진 2집 음반을 통해 ‘자우림’이 가진 흐름보다는 김윤아만이 가진 음악관을 조금 더 강화해주는, 솔로로써의 궤적에 더 가까운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자우림’을 통해서 김윤아 자신의 음악을 록이라는 장르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면, 솔로앨범으로 보여주는 그녀의 세계는 그 장르적 한계를 넘어선 음악의 언어를 통하여 자신의 속내를 나지막이 읊조려 내고 있다.
『유리가면』은 정서적으로 상당히 우울한 정서를 담고 있다. 단조의 멜로디가 가진 본래의 서글픔도 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그 정서를 직접적으로 말해주는 가사가 더해져 중독성 있는 우울함을 펼쳐내고 있다. 진한 청색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불안한 영혼을 노래한 첫 곡「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3박의 불안함과 피아노 탬버린만으로 이루어진 악기 편성을 통해 그 우울하고 불안함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장르적으로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의 누에보 탱고(Nuevo Tango)를 차용한 「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닐 마음의 사치」는 탱고의 리듬감에 녹아있는 우울한 정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야상곡」은 많은 대중의 공감대를 갖게 할 수 있는 색채를 지니고 있는데, 클래시컬하고 우아한 느낌의 멜로디와 편곡이 압권이며 정서적으로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우울함을 고조시키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전 앨범을 김윤아가 전체 프로듀스를 맡아서 뮤지션으로서의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그녀와 함께 앨범 크레딧에서 주목을 끄는 사람은 편곡 및 Co-Producing으로 참여한 죠르지 칼란드렐리(Jorge Calandrelli)인데,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음악계를 이끌고 있는 대가인 이 프로듀서는 셀린 디온, 제니퍼 로페즈, 바브라 스트라이센드와 같은 팝 아티스트 뿐만 아니라 요요마, 로열 필 하모니 오케스트라에 이르기 까지 수많은 명반들에 참여한 프로듀서이다. 2001년에는 이안 감독의『와호장룡』의 사운드트랙에 참가하여 메인 타이틀곡인「A Love Before Time」의 작곡자로 탄둔(Tan Dun)과 함께 아카데미 음악상을 획득하기도 했으며 특히, 이번 김윤아 앨범 녹음 중에는 46회 그래미 수상식에서 요요마의 『Obligato Brazil』앨범으로 “최우수 크로스오버 클래식 음악상”을 수상하여 함께 기뻐하기도 하였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마음의 사치」,「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Melancholia」의 세곡에서 아스토르 피아졸라나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음반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남미적 장르의 음악을 함께 연주해주고 편곡했다.
이러한 훌륭한 뮤지션과 악곡보다 이 음반에서 가장 주목 받고 평가 받아야 할 부분은, 완성도 있는 보컬리스트로서의 김윤아이다. ‘자우림’에서 익히 그녀가 보여준 카리스마 있는 록 성향의 보컬을 뛰어넘어 다양하고 새로운 장르를 소화해내는 그녀의 매력적 보컬은 더욱 원숙해진 그녀만의 감성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절제와 터뜨림의 완급을 잘 조절하는 테크닉, 목소리에 표정을 집어넣는 감정표현, 호흡과 보컬 톤의 설정 등 보컬리스트로서 완벽에 가까운 이 음반을 들으면 밴드음악의 보컬인 그녀가 만든 솔로 음반의 가치를 한층 더 느끼게 해준다.
이미 앨범 제작의 후반 과정을 지켜보았던 일본의 음반 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최고의 뮤지션이 빚어낸 최고의 앨범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일본 측으로부터 선주문 5만장이라는 숫자를 끌어낸 김윤아 2집 『유리가면』. 앨범 전체에 녹아있는 그녀의 삶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다양한 세대의 감성코드에 부합하여져 그들에게 진한 정서적 충족감을 주기에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 ....
불안은 영혼을 잠식하여 진청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단 꿈에 마음은 침식되어 깨지 않을 긴 잠에 든다. 내게도 이름이 있었다 한들 이미 잊은 지 오래인 노래 아아아 부서진 멜로디만 입가에 남아 울고 있네. 검푸른 저 숲 속에도 새들은 날아들고 아아아--- 아아아--- 깨지 않을 긴 잠에 든다. 내게도 이름이 있었다 한들 이미 잊은 지 오래인 노래 아아아 부서진 멜로디만 입가에 남아 울고 있네. 붉게 멍울 진 마음에는 일상도 꿈도 투명하여 아아아--- 아아아--- 아아아--- 아아아--- 깨지 않을 긴 잠에 든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하여 진청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단꿈에 마음은 침식되어 깨지 않을 긴 잠에 든다.
사랑, 빛나던 이름, 그리운 멜로디, 아련히 남은 상처, 지울 수 없을. 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닐 그 마음의 사치에 그는 더운 가슴도 찬란한 청춘도 내일이 없는 듯이 소모해버리고 그의 마음엔 온기가 남지 않고 그의 두 눈엔 눈물이 남지 않고, 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닐 그 마음의 사치에 가진 모든 것을 다 소모해 버리고 그에겐 아무 것도 남지 않았지. 그날 이후 나는 죽었소. 눈물 대신 말을 그는 토하고 피도 살도 영혼도 내겐 남지 않았소. 죽지 않은 것은 나의 허물 뿐.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닐 그 마음의 사치에 가진 모든 것을 다 소모해 버리고 그에겐 아무 것도 남지 않았지. 남지 않았지. 남지 않았지. 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 것 아닌 것을. 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 것 아닌 것을.
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 위험한 사랑에 상상은 날 위해 한다 당신같은 위험한 사람 식품처럼 소모될 열정 불안하고 달콤한 나른하고 숨이 멎을듯한 죄의식과 행복의 기묘한 일체
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 위험한 사랑에 상상은 날 위해 한다 결국은 허무하게 모래처럼 날려 사라질 소진한 열정에 달콤한 폭주 음~ 음~ 차갑고 농밀한 나의 열정이 내 눈먼 영혼을 잠식하면 뜨겁고 농염한 죄의 입맞춤 타락의 나락 그 황홀
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을 한다 위험한 사랑에 상상은 날 위해 한다 당신같은 위험한 사람 식품처럼 소모될 열정 불안하고 달콤한 나른하고 숨이 멎을듯한 죄의식과 행복의 기묘한 일체 차갑고 농밀한 나의 열정이 내 눈먼 영혼을 잠식하면 뜨겁고 농염한 죄의 입맞춤 타락의 나락 그 황홀
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 들녁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봄 맞으러 가야지 바구니엔 앵두와 풀꽃 가득담아 하얗고 붉은 향기가득 봄 맞으러 가야지
봄이 오면 연두빛 고운 숲속으로 어리고 단비 마시러 봄 맞으러 가야지 풀 무덤에 새까만 앙금 모두 묶고 마음엔 한껏 꽃 피워 봄 맞으러 가야지 봄바람 부는 흰 꽃 들녁에 시름을 벗고 다정한 당신을 가만히 안으면 마음엔 온통 봄이 봄이 흐드러지고 들녁은 활짝 피어나네 봄이 오면 봄바람 부는 연못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노저으러 가야지 나룻배에 가는 겨울 오는 봄 싣고 노래하는 당신과 나 봄 맞으러 가야지 봄이오면 봄이 오면 우~ 봄이 오면 봄이 오면 음~ 봄이 오면
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 들녁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봄 맞으러 가야지 바구니엔 앵두와 풀꽃 가득담아 하얗고 붉은 향기가득 봄 맞으러 가야지
봄이 오면 연두빛 고운 숲속으로 어리고 단비 마시러 봄 맞으러 가야지 풀 무덤에 새까만 앙금 모두 묶고 마음엔 한껏 꽃 피워 봄 맞으러 가야지 봄바람 부는 흰 꽃 들녁에 시름을 벗고 다정한 당신을 가만히 안으면 마음엔 온통 봄이 봄이 흐드러지고 들녁은 활짝 피어나네 봄이 오면 봄바람 부는 연못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노저으러 가야지 나룻배에 가는 겨울 오는 봄 싣고 노래하는 당신과 나 봄 맞으러 가야지 봄이오면 봄이 오면 우~ 봄이 오면 봄이 오면 음~ 봄이 오면
처음 자우림이 나왔을 때 난 그들이 누구인지 몰랐고, 우연히 에 나온 이 맹랑한 아가씨가 크렌베리즈(Cranberries)의 노래 "Dreams"를 부를 때 내가 모르는 외국가수가 시원시원하게 노래를 한다고만 생각하고 채널을 넘겼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조용한 밴드의 공연 소식이 지방의 어느 벽보판까지 잠식할 때 꽤나 인기 있는 젊은 밴드구나 싶었다. 하지만 이런 소소한 관심은 생일선물로 받은 조성모 1집을 들고 레코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