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올스타 밴드 - 3호선 버터플라이 3집 발매
인디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의 세 번째 정규 앨범 [Time Table]이 발매되었다. '마이너리그의 올스타 밴드' 라 불릴 만큼 밴드결성 이전부터 각기 활발한 활동을 통해 화려한 경력을 지닌 멤버들로 구성된 3호선 버터플라이는 멤버들의 지명도에 걸맞게 이번 앨범에서도 안정되면서도 실험적인 음악을 선사한다. 이전 음악이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에 쓰이면서 대중과 가까워졌던 것처럼 이번 앨범에서는 영화 <…ing>에 삽입된 ‘그녀에게’ 등을 수록하고 있다.
3호선, 그리고 버터플라이
한 밴드가 어떤 색깔로 규정되는 것은 너무 쉽다. 그러나 이번 3호선버터플라이 앨범의 15개나 되는 곡들은 저마다 다른 느낌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특이할 점은 3호선의 이번 앨범은 저마다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으면서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 조화는 마치, ‘3호선’이라는 대중적인 지하철의 이름과 나비가 상징하는 몽환적인 이미지가 전혀 어울리지 않으면서 묘하게 얽히는 밴드 이름의 느낌과도 비슷하다고 할까.
그들의 음악은 ‘꿈꾸는 나비’에서 발견되었던 것과 같은 부드러움을 지닌 몇 곡의 노래들 (‘스물 아홉 문득’, ‘사랑은 어디에’, ‘그녀에게’ ) 과 같은 곡들에서 다시 만날 수 있지만 그 동안 3호선버터플라이의 무기이기도 했던 노이지한 사운드는 이번 3집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이분법은 언제나 실제로 별 도움이 안 되는 단순화의 논리로 밴드의 성격을 규정지어 버리기 쉽지만 3호선버터플라이에게 있어서 이 이분법은 그들의 음악적 성향이 이러한 두 가지 구분에 묶이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유용하다. 그러나 그들의 말처럼 이전 앨범들보다 좀 더 대중적인 느낌이랄까, 그러한 이유는 여러 곡들이 복고풍(‘김포 쌍나팔’, ‘스물 아홉 문득’, ‘사랑은 어디에’)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8번 곡에서 흘러나오는 샘플링은 옛날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데, 이 복고적인 음악스타일은 음반의 스타일을 확고히 해주는 듯 하다.
그러나, 한국 통신 노조의 다큐멘터리에서 소리를 캡쳐한 ‘죽여 밟아 묻어’는 다른 곡들과 달리 사뭇 거칠다. (한국 통신 노조원들의 구호 “죽여 밟아 묻어 씨발 개새끼들아”에서 인용했다고 한다.) 이 거친 구호가 3호선버터플라이의 리듬과 만나 어떻게 퍼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서도 그들만의 정서를 담고 있는 가사는 듣는 이들로 하여금 그들을 리듬만으로 기억하게 하지는 않는다. ‘안녕 나의 눈부신 비행기’나, ‘그림으로 가는 사람들’은 절망과 희망에 대해 다른 리듬으로 노래하고 있다. 그러기에 이번 앨범의 15곡은 지루하지 않다. 울었다 웃었다 피었다 지었다 날았다 앉았다를 반복하며 그들은 다시 비행을 꿈꾸고 있는 먼지 쌓인 계기판을 닦고 있을테니……
3호선 버터플라이 멤버
남상아 vocal, guitar
성기완 guitar, vocal
김상우 drums
김규형 bass
휘 루 해금
김남윤 keyboards
Band History
- 1999년 여름에 결성.
- 허클베리핀 출신의 남상아, 김상우, 권효준, 99 출신의 성기완이 만나 밴드를 시작.
- 권효준 탈퇴 후 삐삐 밴드, 원더 버드 등의 밴드에서 활동하던 박현준 합류.
- 현재 박현준은 다른 프로젝트를 위하여 밴드를 탈퇴한 상태.
- 2000년 가을 1집 발매.
- 2002년 2월 2집 발매.
- 2003년과 2004년을 넘어가기 직전 3집 발매
3호선 버터플라이라는 이름을 마주하게 되면, 흔히들 먼저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사운드트랙을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3호선 버터플라이는 이 드라마 덕에 확실히 ‘조금’ 떴다. 그러나 3호선 버터플라이 멤버들의 이름과 면면을 하나하나 들추어 보면 이 밴드가 만만치 않은 내공과 연륜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밴드의 리더격인 성기완은 시인이자, 음악∙문화 평론가라는 몇 개의 타이틀을 더 가지고 있는 진정한 문화 멀티플레이어이고, 밴드 토마토, 99 등에서 활약한 바 있는 실력 있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김상우와 남상아는 당시 최고의 인디 음반으로 꼽히는 [18일의 수요일]을 만들어낸 허클베리핀의 장본인들이다. 특히 남상아는 중성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보컬과 영화 ‘질주’ 출연으로도 유명한 바로 그 사람이기도 하다.
멤버 전원이 3호선이 지나는 곳에서 살았기 때문에 "3호선"이라는 말을 붙였고,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과는 또 다른 곳에 도달하고 싶은 꿈을 의미하는 "나비"를 그 뒤에 붙였다는 3호선 버터플라이.
한국에서 인디라는 단어는, 그런 수순을 밟아온 몇 몇에 의해 증명되기도 했지만, 메이저로 들어서는 하나의 단계로 생각되기 쉽다. 그러나 3호선버터플라이에게 있어서 인디라는 기반은 결코 메이저 입성을 위한 수순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도 중요한 문제지만 그들 나름대로 살아가기 위한 방편으로써 음악을 하기에, 시간이 흘러 흘러도 그들만의 리듬으로 그들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것 뿐이다. 그러기에 3호선버터플라이에게 ‘영원한 인디’ 라는 수식어는 여전히, 그리고 미래에도 합당해 보일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