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eliver Me / Bill Ricchini
필라델피아 출신 빌 리치니의 앨범 의 수록곡. 이들에 대해'1960년대 캘리포니아 팝 및 포크/싱어송라이터 전통과 친화적인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다는 한 평자의 말을 기억해 두어도 되겠지만, '겨울에 대해 노래한 여름 음반'이라는 라이너 노트에서처럼 여름이라는 뜨거운 계절 속에서도 겨울의 스산함과 어두움을 녹여낸 음악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이다. 이 곡에서는 수줍은 듯 속삭이는 목소리 뒤로, 피아노, 첼로, 탬버린, 등이 다채롭고 꼼꼼하게 수놓여지고 있다.
2. Sunken Waltz / Calexico
아리조나 주 투선(Tucson) 출신 칼렉시코의 2003년작. 혹자는 엔리오 모리꼬네의 스파게티 웨스턴과 포르투갈의 파두, 아프로 페루비안의 음악, 1950, 60년대의 재즈, 컨트리, 서프, 나아가 일렉트로닉 음악까지 포용한 음악이라는 말로 그들의 믹스를 설명하기도 한다. 물론 그보다 앞서, 어쿠스틱 기타의 짧은 소절로 시작해, 질타하는 브러쉬 터치의 왈츠 비트 드러밍으로 이어지고, 고풍스런 어코디언과 조이 번스의 보컬이 어우러지는 이 곡만 들어도 그들에 대한 수많은 형용사들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3. The Rain Tango / Stefanos Korkolis
이 곡은 그리이스의 대중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정평이 난 스테파노스 코르콜리스의 곡이다. 그는 클래식과 기악음악뿐 아니라 팝 싱어로 데뷔하기도 했다. 각 악기들의 다채로운 협주에 의한 이 탱고 넘버를 통해 음울함과 비감함, 열정과 숭엄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4. Peribanou / Savina Yannatou
두말할 필요도 없는 그리이스의 뮤즈 사비나 야나토우가, 그리스의 거물 작곡가 마노스 하지다키스의 곡을 노래한 앨범 [Savina Yannatou sings Manos Hadjidakis] 중에서 한 곡. 미키스 테오도라키스에게 마리아 파란두리가 있다면 마노스 하지다키스에게는 사비나 야나토우가 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는 듯하다. 피아노를 위시해,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의 우아하고 서정적인 반주를 바탕으로 호명되는 그녀의 목소리는 신비로운 천상의 여신의 그것이 아닐까.
5. A Nice Bottle of Wine / St. Thomas
노르웨이 오슬로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토마스 한센의 곡. 그는 노르웨이에서 주도적인 얼트 컨트리 씬의 주자인데, 이 곡은 [I'm Coming Home]에서 뽑았다. 무엇보다 귀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그의 목소리. 중얼거리듯 읊조리는, 다소 수줍은 듯한 그의 목소리는 닐 영(1970년대 솔로 레코딩 시절)의 뿌리와 맞닿아 있다. 오르간, 피들, 벤조 등의 연주자들(the Bjorhaug 49'ers)의 도움을 받아, 성긴 듯한 텍스트를 품격있게, 그리고 북유럽의 감성을 은근하게 녹여내고 있다.
6. Wooden Horses / Wooden Horse
2집 (1973)을 통해 7인조로 개편한 우든 호스는 자신의 밴드명과 동일한 이 "Wooden Horses"를 통해 다채롭고도 이색적인 화성 전개 속에서 변모하는 구성, 빈틈없이 채워지는 여러 대의 기타 연주가 두드러지는 포크 곡을 보여준다. 다채로운 층의 보컬 하모니의 역시 주목할 만한데, 이국적인 스캣을 보여주는 수잔 트레이노(Susan Traynor)를 비롯해 주요 작곡자 데이비드 매티어(David Mateer) 등의 목소리가 어우러진다.
7. Snow Song / Polar
스페인 출신의 밴드 폴라의 두 번째 앨범. 눈에 대한 노래이면서 눈에 대한 노래가 아닌, 아름다운 연가라고 불러도 좋을 곡. 경쾌하며 울림 많은 기타 스트러밍이, 꿈결처럼 아스라하게 들리는 미성의 목소리와 함께 아름답게 수놓아진다. 하얀 눈을 배경으로 서 있는 연인의 모습이 저절로 그려질 곡.
8. The Christmas Song / Stacey Kent
스탠더드 재즈 보컬리스트 스테이시 켄트가 선사하는 크리스마스 노래 선물. 그녀는'Guildhall School of Music and Drama'에서 재즈를 수학한 후 영국의 각종 재즈 어워드에서 수상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테너 색소폰을 연주하고 프로듀싱을 담당한 그녀의 남편 짐 톰린슨(Jim Tomlinson)과의 협업도 눈에 띈다. 이 곡은 원래 1946년 멜 토메의 곡을 이후 냇 킹 콜이 불러 큰 인기를 얻었고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송가가 된 곡이다(영화 에도 실린 바 있다). 그녀의 포근한 목소리를 통해 다시 듣는 이 노래는 이 겨울을 더욱더 따뜻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세 곡이 실린 2000년 싱글 중 한 곡인데 차기 앨범에 실리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소중한 버전이다).
9. Cancion Para Mi America(Song for My America) / Daniel Viglietti
우루과이의 싱어 송라이터이자 기타 연주자인 다니엘 비글리에띠의 노래. "Cancion Para Mi America"는 비글리에띠가 1961년 처음 작곡했고 63년도에 처음 녹음되었다. 이 레코딩은 1967년 버전이다(참고로 Isabel y Angel Parra, Soledad Bravo, Mercedes Sosa 등에 의해 재해석되어 불렸다). 기타 한 대에 의지해 부르는 품격있는 소품.
10. Til Elise / Sondre Bratland
숲을 배경으로 은발의 노인이 서 있다. 사색적인 그의 모습은 자연 속의 풍경 그 자체가 된다. 그는 노르웨이의 포크 가수로서 다수의 솔로 앨범을 발표했으며 1983년 노르웨이의 그래미 상을 수상하기도 한 손드레 브라틀랜드(1938년생)이다. 비단 외형뿐이겠는가. 종교적인 주제를 통해 포크 음악을 구현하기도 했던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1996년작 (이 음반은 비종교적인 노래들로 채워져 있다)의 첫 곡인 "Til Elise"를 통해 비애적이면서도 사색적인 그의 분위기를 음미할 수 있다.
11. So Vendo Que Beleza(You've Got To See How Pretty It Is) / Moreno Veloso & Caetano Veloso
카에타누 벨로주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드리는 최고의 선물. 눈치챘겠지만 모레누 벨로주는 브라질 음악의 전설 카에타누 벨로주의 아들이다. 모레누 벨로주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음악을 익힌 수재로 [Music Typewriter] 앨범을 통해 발군의 작곡 및 연주 실력을 보여주었다. 벨로주 부자의 아름다운 협연뿐 아니라, 안토니우스 카를로스 조빔의 아들인 다니엘 조빔과도 협업해, 대가의 2세들이 조우한 음반이기도 하다. 이 곡에는 보사노바의 상쾌한 리듬과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가사를 섬세한 목소리가 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