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나무를 볼 때마다 생각할게 내가 기억할게’
아빠의 발인을 마치고 보낸 일상 속의 풍경 중에 가장 눈에 많이 들어온 건 나무였습니다. 집 앞 가로수도, 공원의 큰 나무도, 전시장 유리창에 걸려있던 나무도. 그렇게 하루하루 어디에서나 만나는 나무들이 아빠처럼 느껴졌어요. 그렇게 언제나 바라보고 있을 거라고.
이제는 아빠가 아프지 않다는 생각에 위로가 됩니다.
아빠의 납골함을 앞 좌석에 모시고 장지로 향하는 길 위에서도 노래를 떠올랐어요.
그때부터 작업을 진행한 석 달의 시간을 돌이켜봅니다. 웃고 울고 노래하고 손을 흔든 시간들.
노래를 완성하기 까지 도움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처음 맞는 이별도 노래로 맞이합니다.
언젠가는 추억이 되어 다시 씩씩하게 마주할 거예요. 그때까지 노래하며 마음껏 그리워하려 합니다.
노래가 멀리멀리 날아가 아빠에게도 닿고,
이별한 모든 마음들에게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2024. 12. 안복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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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광지 위에 아빠를 모아 올린다.
파랗게 변한 감광지를 물에 씻어내면
장난꾸러기 아빠가 웃고있다.
나도 같이 따라 웃는다.
-artwork 안민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