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대표 인디 록 밴드 허클베리핀, 산울림 리메이크 곡 발표
- 산울림 50주년 프로젝트 일환... 86년 11집 수록곡 ‘옷 젖는 건 괜찮아’ 재해석
대한민국 모던 록의 대표주자이자 1세대 인디 록 밴드인 허클베리핀이 7일 정오 산울림의 ‘옷 젖는 건 괜찮아’를 리메이크한 음원을 공개한다. 산울림 데뷔 50주년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산울림 김창훈이 작사, 작곡한 ‘옷 젖는 건 괜찮아’는 당대 서구의 뉴웨이브 사운드를 도입한 곡으로, 기존 산울림의 음악과는 궤를 달리했던 파격의 노래다. ‘내가 고백을 하면 깜짝 놀랄거야’ 등과 함께 1986년 발매된 맥시 싱글 “귀여운 소녀의 디스코”에 먼저 실렸고, 몇 달 뒤에 나온 산울림의 11집에 마지막 트랙으로 수록됐다.
허클베리핀이 재해석한 ‘옷 젖는 건 괜찮아’는 곡의 시제를 현재로 불러온다. 1980년대의 신시사이저 그루브가 원곡의 도입부를 채웠다면, 이들은 감각적이고 펑키한 기타 리프로 인트로부터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긴장감을 높이며 곡을 근사하게 장식하는 신시사이저 연주는 단연 하이라이트. 담백한 마무리로 긴 여운을 남기는 엔딩에 이르면 이들의 ‘옷 젖는 건 괜찮아’는 완벽한 2024년의 곡으로 재탄생한다. 허클베리핀 측은 “원곡의 재기 넘치는 에너지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우리가 생각하는 동시대 록의 느낌으로 표현하려고 애썼다”면서, “원곡의 도입 부분에 나오는 연주 파트를 새롭게 해석해 우리만의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감상 포인트를 설명했다.
허클베리핀과 산울림의 뜻깊은 만남은 산울림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성사됐다. 1977년 데뷔한 산울림은 역사적인 50주년을 맞는 2027년까지 밴드와 멤버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 50곡을 후배 뮤지션과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허클베리핀 측은 “오랜 기억 속 록 음악에 대한 하나의 원형으로 자리 잡고 있는 산울림의 50주년 기념 음반에 참여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마음으로 기쁘게 작업했다”는 소감을 남겼다.
* 허클베리핀 멤버 이기용의 말
어릴 적 내게 처음 기타의 세계를 알려준 삼촌이 있었습니다. 그 삼촌은 어린 나와 형을 앉혀놓고 당시 삼촌이 좋아하던 록의 명곡들을 연주해 주었습니다. 나는 넋을 잃고 삼촌의 연주에 빠져 들었죠. 그 삼촌이 하루는 내게 LP를 한 장 꺼내 보여주며 자신이 좋아하는 국내 음반이라고 소개해주었어요. 그 음반이 바로 산울림의 초기 앨범이었습니다. 그 때 들었던 산울림의 노래는 내 기억 속에 록 음악에 대한 하나의 원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그 때 삼촌의 연주를 듣던 그 꼬마가 지금 산울림의 50주년 기념 음반에 참여를 하게 되었으니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내 인생 최초의 록 음악에 대한 경험은 어찌 보면 모두 그 삼촌과 산울림으로부터 나온 셈입니다. 이번 음반에 참여해달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나는 자연스레 오래 전 산울림 음반을 처음 듣던 그 방의 풍경이 떠올랐어요. 그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번 앨범에 기쁘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옷 젖는 건 괜찮아‘는 산울림의 무려 11집 음반에 수록된 곡이고, 1986년에 발표된 노래입니다. 그러나 이 곡은 당대 록 음악의 첨단인 영국 록 음악의 실험성과 동시대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음악입니다. 우리는 원곡이 가지고 있는 재기 넘치는 에너지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허클베리핀이 생각하는 동시대 록의 느낌으로 표현하려고 애썼습니다. 특히 원곡의 인트로 부분의 연주 파트를 새롭게 해석해서 허클베리핀 버전의 ‘옷 젖는 건 괜찮아’의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만들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그 점을 재미있게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