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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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3:36 | ||||
새들이 울지 않던 그 날,
봄은 침묵했고 강이 죽어간 그 가을 열매를 거둘 수 없었네 땅과 강과 바람을 버린 그 날에 땅과 강과 바람은 인간을 거두지 않았네 검은 비 쏟아지던 그 날, 여름은 절망했고 바람이 얼어붙은 그 겨울 태양은 떠오르지 않았네 땅과 강과 바람을 버린 그 날에 땅과 강과 바람은 인간을 거두지 않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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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4:22 | ||||
아이야 예전엔 대지를 적시는 봄비는
대지를 향한 생명을 향한 열렬한 사랑의 비였단다 오월 단오 아니라도 빗물받아 창포에 감던 늘어뜨린 고운 머리 처자들은 어여뻣단다 아이야 예전에는 찐고구마 생고구마 강냉이 배추뿌리 소중한 간식이었지 동네 방네 개구쟁이 녀석 뛰어 놀다 출출하시면 무 한 뿌리 밭에서 뽑아 맛나게 먹었었지 지금은 골프장이 된 그 동산 그 언덕은 쓰르미 방아깨비 여치의 음악회장이었지 그 공장아래 시냇물은 동네 개구쟁이 어울려 고기 잡고 물장구 치며 즐겁던 곳이란다 아이야 내 말은 예전에는 그랬다는 아름다운 먼 옛날의 슬픈 이야기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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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4:40 | ||||
앞 산도 첩첩 뒷 산도 첩첩
구름아 푸른 하늘 돌고 돌아 어디로 가느냐 황천이 어디더냐 그 멀다던 복망도 눈앞에 다가왔네 들레 들레 민들레야 상봉동의 민들레야 필적에는 곱더니만 질적에는 까맣구나 피우지 못안 노란꿈안고 다시 태어나거들랑 상봉동에 피지 말고 저 들녘에 피워보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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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5:37 | ||||
저기 가는 저 아가씨 오해하지 말고 내 말 좀 들어봐요
아가씨 부드러운 머리결 아가씨 향기로운 머리결 이 마음을 사로잡네 이 마음을 건드리네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해 봐요 샴푸 린스 편리하다지만 너나 모두 할 것 없이 마구 쓰고 버리고 보니 강물이 살려 달라 아우성이요 사람들 마실 물 없어 아우성이요 저기 가는 저 아저씨 오해하지 말고 내 말 좀 들어봐요 아저씨 잘 달리는 승용차 아저씨 윤이 나는 승용차 이 마음을 사로잡네 이 마음을 유혹하네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해 봐요 달리는 것 편리한 것 다 좋지만 너나 모두 할 것 없이 배기가스 뿜어내니 사람들 숨이 막혀 아우성이요 버스는 길이 막혀 아우성이요 저기 계신 사장님 오해하지 말고 내 말 좀 들어봐요 색깔 좋고 썩지 않는 인스턴트 식품 달콤하고 포장 멋진 인스턴트 식품 먹어봐라 유혹하네 먹어보니 맛있구나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해 봐요 착색제 발색제 인공 조미료 탈색제 감미료 합성보존료 이것 저것 마구 첨가하니 먹을 것이 독약이라 아우성이요 소리없는 죽음에 아우성이요 저 논밭의 농부님들 오해하지 말고 내 말 좀 들어봐요 잡초없이 말끔한 논밭 벌레없이 깨끗한 채소들 깨끗하며 흐뭇하네 보기 좋아 값받겠네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해 봐요 제초제 살충제 다 좋지만 너나 모두 할 것 없이 마구 쓰고 뿌리고 보니 먹거리가 독약이라 아우성이요 땅이 죽어간다 아우성이요 저기 가는 사장님 오해하지 말고 내 말 좀 들어봐요 사장님 높아가는 빌딩 사장님 커져가는 땅덩어리 이 가슴이 설레이네 존경하고 싶어지네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해 봐요 기업성장 경제성장 다 좋지만 국민건강 담보로 하여 우리터전 마구 망가지니 한반도가 죽어간다 아우성이요 한반도가 살려 달라 아우성이요 하나뿐인 이 땅 하나뿐인 생명 하나뿐인 지구 우리모두 사랑으로 지키고 가꿉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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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3:21 | ||||
개처럼 소리없이 일본땅에 끌려가
요꼬가와 선착장에서 비록 조샌징아 막노동 삽자루엔 젊은 분노 살아 올랐다 히로시마 원자탄 떨어져 시체가 강을 메우고 온갖 참혹한 꼴 다 보고도 목숨건진 기적이었지 피폭속에 일본땅도 지옥이었건만 조국의 냉대 더 두려워 사는 것이 욕됨이라 더는 못 견뎌 한 맺힌 원폭인생 더는 더는 못 견뎌 한 맺힌 원폭인생 더는 더는 못 견뎌 한 맺힌 원폭인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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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4:26 | ||||
그래 그래도 그 날은 하늘이 고왔어
그래 그래도 그 날은 아름다웠어 드레스는 없어도 색동옷 입고 움추렸던 두 어깨 활짝 펴고서 변두리 사진관에 사진도 박고 새 날을 꿈꾸며 맹세도 했어 그래 그래도 그 날은 아름다웠어 세월은 흘러도 흘러 갔어도 캄캄한 어두움 끝 간데 없고 이제 나 엄마되어 아이 곁에 누워도 온 종일 고달픈 일 소용도 없이 밤 새 하얀눈물 마르지 않네 아아 밤 새 하얀눈물 마르지 않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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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 2:46 | ||||
끝없는 집안일 반복 또 반복
그 중에 한가지 먹는 일만 해도 하루에 세 번 일주일에 스물한번 한달에 아흔번 일년이면 천번이 넘게 굴러 떨어지는 바윗돌을 올리는 시지프스의 노동처럼 여자라서 아내라서 여자라서 어머니라서 사랑의 이름으로 모성애의 이름으로 일할 의무만이 남겨지고 일할 권리는 사라져갔네 나는 일이 필요해 당당하게 살아갈 일이 필요해 한평생을 일해도 남는 것은 빈 껍질뿐 남편은 바빠지고 아이들이 켜졌을 때 남겨진 내 세상 부엌과 집 텅 빈 가슴만 남아 있다네 나는 일이 필요해 당당하게 살아갈 일이 필요해 사람으로 났으니 사람으로 살 수 있는 일이 필요해 일이 필요해 나는 일이 필요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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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 4:12 | ||||
아이야 아이야 어데가니
아이야 아이야 어디로 가니 험난한 산자락 굽이굽이 휘휘 돌아 내쳐온 물길아 깊이 페인 주름에 노여움이 흘러도 헝클어진 머리칼에 핀 나팔꽃 훨훨 날아 나비가 되련 휘휘 돌아 휘돌아 먹구름 되련 짙은 어둠속 흰새벽으로 와야 할 너의 웃음 몸짓으로 새날이여 오너라 자진모리로 돌아 휘모리로 돌아 돌아 새날이여 오너라 어서 오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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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 3:30 | ||||
아침마다 마이카를 운전하면서
바람에 휘날리는 리나리찌넥타이 어깨를 으쓱할 땐 더욱 멋있어 이 가슴 남몰래 설레여 오네 내 나이 스무살이 되고 부터는 가슴에 품어온 은밀한 소망 늠름한 저 어깨에 기대어 보면 얼마나 포근하고 행복해 질까 당신앞엔 한없이 작아지고파 깊이 깊이 빠졌네 나도 모르게 아이는 친정에 떼어 맡기고 집에는 설겆이감 잔뜩 쌓여있는데 여직원은 보조업무 자료입력뿐 두 눈과 어깨 허리 빠질 듯 아파오네 집안 일 직장 일에 모두 허덕여 차별임금 받는 것도 이제 지겹고 차라리 가정에나 충실해 볼까 둘째아이 생기면 그만둬야지 알뜰살뜰 내 살림 윤이 나겠지 알뜰살뜰 내 살림 파리도 미끄러질꺼야 소원대로 전업주부 되어나 보니 윤기나는 살림커녕 소모품인생이라 하루종일 일을 해도 무보수 노동 남편은 피곤하다 갖가지요구 가정 뺏긴 노동자 쫓겨 산다면 보상없는 주부는 서럽게 살아 소중한 나의 가정 소중한 나의 일 사람이면 두 가지 모두 필요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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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 3:22 | ||||
아이야 아이야 내아이야
내 작은 아이야 풀잎속에 살던 바람 내게 불어와 꽃으로 피어난 아이야 아침마다 흔드는 손 봄빛잎사귀 저녁에는 두 눈 가득 송아지 웃음 우리 서로 손을 걸어 약속해 볼까 너랑 나랑은 바람에도 우뚝 선 나무 그런 여자가 되자 혼자 잠든 두 눈에는 병아리 소리 이른 아침 안겨 오는 명주 머리털 우리 서로 손을 걸어 약속해 볼까 너랑 나랑은 바람에도 우뚝 선 나무 그런 여자가 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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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 2:59 | ||||
커피카피 커피카피 커피카피 아가씨
커피카피 커피카피 커피카피 아가씨 자존심을 눌러라 커피카피 아가씨 고분해라 상냥해라 커피카피 아가씨 나서면 꼴불견 커피카피 아가씨 사무실의 꽃으로 남아라 귀여운 여자가 되려면 사랑받는 여직원이 되려면 돌아서선 쓸개를 씹을 지언정 양순해라 웃어라 알아도 모른척 커피카피 아가씨 백치미 넘치게 커피카피 아가씨 똑똑하면 꼴불견 커피카피 아가씨 사무실의 꽃으로 남아라 다소곳한 꽃으로 대기하다가 백마탄 왕자님이 나타나시면 아롱다롱 무지개 다리건너서 행복의 나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