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의 마르지 않는 차가운 샘물의 맛, 송명관 1집 ALONE
12년간의 마르지 않는 차가운 샘물의 맛
앨범에 담긴 그의 음악들은 한없이 포근하고 순수합니다.
그는 嫩(雪)과 흐린 달빛,물결, 황혼등 시각에서 먼저 감지되는 소재를 청각화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소리를 통해 역으로 시각적 이미지를 재구성하게 합니다. 수록된 곡들은 상당부분 악보로 표기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또한 기존의 코드진행이나 리듬에 대한 고정관념으로는 오히려 성가시고 난해하게만 여겨질 것이 이 음반의 특색입니다.
그에게 있어서 `코드'와 `리듬'은 이미지를 형상화한 `음률'과 `장단'에 불과한듯 합니다.
첫곡 `초설백야’에는 밤새 소복히 쌓여 지평선 가득 펼쳐진 흰 눈을 바라보며 잊었던 무언가를 찾아 나서고 싶은 이의 미묘한 두근거림이 담겨 있습니다. 어쿠스틱 기타의 독특한 잔향감은 동양화의 여백을 떠올리게 합니다.
嫩덮인 벌판에서 시작된 명상의 궤적은 아무도 찾지않는 古都의 얼어붙은 호수위에 펼쳐진 차디찬 달빛을 바라보는 듯합니다. 모든 것을 잊었노라 웃어보지만 흐린 달빛 아래에 서면 그럴수가 없음을 압니다. 계절은 바뀌어 여름이 물가 언덕 위를 맴돌고,그치지 않는 소나기가 여름의 끝을 알리면 어느새 다가온 가을의 따뜻한 물결이 마음을 씻어줍니다.비밀의 숲에서부터 다시금 차가운 겨울은 시작되는데… 마지막 곡 `동지황혼’에 다다르면 연주자는 자연에 악기를 내맡긴듯합니다. 끊어질듯하며 계속되는 음률은 마치 해질녘, 바람이 선선히 드는 물가 언덕에 비스듬히 세워놓은 현악기에서 저절로 울려나오는 소리와도 같습니다.
출처 : http://www.sorigol.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