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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일탈 1집 - Naked (2010)
verse 1
그 시작은 언제나 뻔해, 이젠 거의 규격화되다시피 한 고백. 애정을 독차지할 권리를 당사자로부터 직접 인가받는 편리함. 설레이던 밤 귀가 후 달콤한 통화. 때 이른 나른한 안도감부터가 이미 이별의 단서. 몹시 원하던 장난감을 손에 꼭 쥔 애들이 느끼는 감정. 이윽고 부풀어 오른 포만감으로 그대 진심어린 말도 질리고 마는 걸. 껍질만이 남은 미소 속 빈자리를 억지로 마주앉아 보고 있자니 생각나는 옛 친구의 번호, 회포를 풀자는 빌미로 전화 걸어. 그렇게 만난 포차 구석에서 서로 하고팠던 말만 다그쳐댔고 결론은 항상 참 시간이 빨라, 또 보자는 약속 차라리 하지 말자. 며칠 안 돼 네가 다시 찾을 그녀의 품 당분간 따듯할 테니까. chorus : YR 그렇게 비참한 말은 하지 마. 꼭 모든 게 그런걸 아니니까. 좋은 추억은 힘이 되지 못해도 미소를 안겨줄 수 있겠지. verse 2 사랑과 우정 사실 발음하기조차 약간은 부끄러워 툭하면 고귀한 감정인척, 하지만 실상 대부분 본질적으로는 고독 또는 집착 너무나 빨리 다하는 약발 거창한 이름 따위 어울리지 않아 항상 내 옆에서 위로해 줄 뭔가가 필요해서 이젠 눈 좀 낮추기로 했지. 즐거운 기억보단 상처를, 좋은 사람보단 악연을, 평소엔 아주 얌전히 머릿속에 아껴둔 채 가끔 꺼내봤지, 상황이 나빠졌을 때. 무기력한 날 흥분하게끔 하고, 욕설이라도 좀 뱉고 나면 한층 단단해지곤 했던 행동 양식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는 패턴같이. 지금껏 내가 이룬 것 중 태반을 지탱해 준 게 사실은 가장 싫어했던 이름. 학창 시절, 약점을 쥐고 놀리던 그 사람에게만은 지지 않기 위한 시도. 유치하지만, 이런 게 바로 나지. 자꾸 미끄러지는 날 부여잡는 방식. 이전엔 그저 거부하기 바쁘던 증오의 대상들에게 이젠 머리 숙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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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그니토 - Black (2011)
[Verse1] 우두커니 비좁은 창밖을 보며 세상과 스스로를 구분 짓던 소년 미처 다 가릴 수 없는 인간들 본연의 나약함과 거짓 표정 뒤에서 목이 조여 그 삶은 혼자란 익숙함관 다른 누구와도 함께일 수 없을 듯 한 하루하루 굳게 닫은 소년의 작은 방은 그렇게 아무 미동 없이 흘려보냈지 수많은 밤을 그런 소년의 사랑도 남들이 말하던 운명과 같이 빗물에 젖듯이 스며 나갔지 망설일 틈도 없이 모든 일상들을 잠식해 버린 기쁨에 의심은 멀리 사라진 거지 기적처럼 서로를 불러 줬던 이름 둘 사이엔 분명 진심이 자리한단 믿음 기도했어. 꿈이 아니기를 또 설령 꿈이라면 다시는 깨어나지 않기를 [Song : YR] 닫혀진 나의 가슴은 죽어간 기억을 붙잡고 달콤한 환각에서 헤어나지 못해 떠난 빈자리는 점점 커진 그리움이 채우고 이젠 이별만을 후회로 남기지 [Bridge] 여긴 다른 이름의 거짓이 너무 많아 진실을 쉽게 잃어버리지 우린 아직 사랑이나 운명이 아닌 완전히 다가설 수 없는 존재들의 이야기 [Verse2] 짧았던 시간 속 안에 모든 게 바뀐 소년은 이내 새로운 것들을 깨닫지 참된 인연이나 진실한 교감은 단지 인간이 만들어 낸 환상만은 아닐 거라는 사실 항상 꿈꿔온 완전한 차원의 소통 눈앞에 다가온 듯 했어 그에겐 온통 그녀의 말과 몸짓 또 그 어떤 행동 하나까지 자신을 향한다는 감격에 넘치는 행복 그녀가 느끼던 감정도 같은 것이었을까? 그저 막연하게 떠올려 본 듯한 나날 속에 깊어만 가던 어느 순간 갑자기 엄습한 어떤 감정의 어긋남 "어느새 설정된 서로의 역할의 기대치 그걸 맞추려 노력했어. 내 의지 대신, 그 결과가 어떨 진 잘 모르겠지만 이게 진심이라면 너 역시 알 수 있겠지" [Verse3] 작은 엇갈림에서 비롯된 짧은 거리로 둘만의 간격은 점점 더 달아나 버리고 애원하던 그의 갈구는 어디로 향하는 건지 믿을 수 없어지기 시작했지 그 역시도 모습과 성격이 너무도 닮았던 그들은 사용한 언어가 너무도 달랐어. 그녀의 말과 몸짓 그 자그만 행동 하나까지 이해 못할 표현들로 다가오고는 했어 벌어진 틈을 메꾸려 하면 할수록 부풀림 아래 본 얼굴은 감추고 의미와 동떨어진 형식뿐인 말들로 허우적대며 더욱 혼란스런 오해만을 만들어 "처음 내가 느낀 건 이런 게 아닌데 모든 걸 벗고 네게 전부를 다 맡길게 내 심장을 열고 내 진심을 확인해 끝내 모른다면 난 다시 굳게 닫을래" [Outro] 우리가 맺는 관계 그리고 그것의 한계 이건 단지 사랑이나 이별이 아닌 절대로 다가갈 수 없는 모두들의 이야기 서로가 간절하게도 뜨겁게 갈망하던 그 많은 날들을 또 기억해 비울 수 없는 그 쓰디쓴 독배 다신 그렇게 소망조차 될 수 없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