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환의 4집을 처음 들었던 것은 1997년 겨울이었다. 지금도 그 겨울, 차 안에서 넋 놓고 이 앨범을 들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아무 기대 없이 들었던 노래들은 그때까지 내가 갖고 있던 민중음악 뮤지션들에 대한 선입관을 한 방에 날렸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음반을 한 번 더 들을 정도였다. 본 앨범이 발표된 지 2년 뒤의 일이었다.
하지만 의아했다. 한국 대중음악에 대해 폭넓은 경험과 정보, 그리고 통찰력을 가졌다고 자부했던 내가 왜 유독 안치환에 대해 그리도 무지했을까? 이유는 음악 마니아의 관점에서 민중음악의 음악적 특성을 이해하기 어려웠고, 90년대 중반 천지인 이후 생겨난 민중음악과 록음악의 교배 작업에 대해 실망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공공연히 보여준 ‘대안적 대중음악’을 실...
김현식과 김광석이 떠난 지금 목소리만으로 감동을 줄 주 있는 가수는 이제 얼마 남아있지 않다. 음악의 스케일이나 연주에 상관없이 목소리 하나만으로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뮤지션. 여기 안치환의 새로운 라이브 앨범이 있다. <돌멩이 하나>, <우리가 어느 별에서>의 서정과 <내 꿈의 방향을 묻는다>, <당당하게>에서의 에너지, 그리고 <한다>와 <소금인형>에서의 가슴 절절함까지 골고루 담고 있는 이 앨범에서 무엇보다 가장 먼저 얘기되어져야 할 것은 당연히 순도 100% 그의 생짜 목소리이다.이 라이브 앨범은 2001년 12월 'Be Happy Christmas'와 2002년 5월 'All Together 同行' 실황을 모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