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그룹 사운드' 데블스가 남긴 네 장의 음반 가운데 네 번째 음반이다. 그 가운데 세 번째 음반은 히 화이브의 오래된 레코딩과의 합본이기 때문에 '독집 앨범'으로는 세 번째 음반이다. 물론 이 음반의 경우도 두 트랙은 데블스가 아닌 다른 그룹의 레코딩을 '끼워 넣은' 것이라서 온전한 의미의 독집 앨범은 아니다. 즉, 데블스라는 이름으로 남긴 레코딩으로는 이 음반이 마지막이다. 물론 그 뒤에도 이런 저런 레코딩이 있었고 '무대'에서는 데블스라는 이름으로 연주하는 그룹이 존재했지만 '독집 앨범'에 가까운 형태의 음반은 이것이 마지막이 되었다.
이처럼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주는 비장한 느낌에도 불구하고 데블스의 음악은 여전히 흥겹다. 음반의 앞면과 뒷면의 첫 트랙을 차지하고 있는 "너만 알고 있어...
1968년부터 시작된 보컬 그룹 경연대회는 기성 그룹들에게는 대중들 앞에서 자신들의 기량을 뽑내는 자리였으며, 새로운 신진들에게는 음반회사로부터 새로운 제안을 받을 수 있는 무대였다. 1971년 데뷔 앨범을 발표한 데블스의 경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파주와 왜관의 기지촌을 전전했던 데블스의 이전의 경력, 그리고 연석원 등이 탈퇴한 다음의 경력에 대한 소개는 다음으로 미루겠다). 데블스는 그 해 개최된 '플레이보이컵 전국 보컬 그룹 경연대회'(1968년 시작된 그룹사운드 경연대회는 1969년 그 주최가 플레이보이프로덕션으로 바뀌어 1, 2회를 치른다)에서 '구성상'과 '가수왕상(연석원)을 획득했다. 경연대회에서는 멤버 전원이 해골 복장을 하고, 관에 마네킹으로 된 여자시체를 넣어 무대위에 놓고 연주했다고 ...
음반 표지의 이미지가 독특하다. 창살은 콘크리트의 질감을 그대로 드러낸 건물이며, 여섯 청년들 모두를 가두고 있다. 그런데 청년들은 더 이상 세상에 미련을 두지 않겠다는 듯 창살을 등지고 돌아서 발걸음을 옮긴다. 창살은 더 이상 아무 것도 가둘 수 없게 된다.
이런 독특한 표지를 가진 이 음반은 '소울 그룹 사운드' 데블스의 두 번째 정규 음반이다. 표지 때문에 일명 '철창 음반'이라고 불리는 이 음반은 한국 록 음반을 수집하는 컬렉터들조차 구경하기 힘든 음반이었다. 그저 전설처럼 데블스의 음반 중에 '철창을 배경으로 멤버들의 뒷모습을 촬영한 표지를 가진 음반'이 있다는 것과 그것의 존재를 '아직은'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 이 음반에 대해 떠도는 이야기였다. 종종 진귀한 음반들을 만날 수 있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