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THE WORLD]
라네스터 (Lanester)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언제나 다양한 방면으로 풀어왔다.
정규 1집 '버닝 (BURNING)'에서는 젊은이의 절망과 추락을 비극적으로 그렸으며,
EP 4집 '나예'에서는 청춘의 거짓 없고 순수한 사랑을 균형감 있게 잘 담아냈다.
'RUN THE WORLD'는 그 일련의 과정 속 담긴 기억을 추억으로 만들어내다 만들어진 작품이다.
기억을 추억으로 만드는 법.
미로 같은 현실 속에서 매 순간 고민하고 부딪히고 생각하는 젊은 날의 모습을
자유로운 목소리와 철학적 심도 있는 가사로 풀어낸 라네스터 (Lanester)의 'RUN THE WORLD'는
다음 앨범에서 더욱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경유지이다.
01. 청춘! (Feat. 환혁) (Prod. Ell!m)
청춘에게는 한 가지 딜레마가 있다.
이 청춘에 머물러 아름다움에 젖어 살려는 욕망과,
더 화려할 미래를 향해 움직이려는 욕망의 마찰이 그것이다.
후회할 수 있는 것도 청춘의 혜택이라고 이 노래는 말한다.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달려가라는 세상의 요구로부터 잠시 정지하고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존재하는 우리의 삶을 긍정하고 있는 1번 트랙 '청춘'은
환혁의 거친 보컬과 라네스터 (Lanester)의 깊이 있는 가사가 어우러져 청춘의 가치를 더욱 아름답게 빛낸다.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아쉬움은 후회가 되고, 후회들은 쌓여 미련이 된다.
미련들은 모아져 동력이 되고 이 노래는 그 과정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모든 것이 괜찮다는 형식적인 위로가 아닌 시간의 공포를 긍정하고
그 안에서 유영하는 환혁과 라네스터 (Lanester)의 목소리는 청춘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02. 너를 향해 (Prod. 98%)
이성의 마음은 미로 같아서 벗어날 길을 모른다.
그 미로를 돌아다니는 나의 모습을 볼 때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기대를 걸곤 한다.
미로 속 벽을 다 부수고 너의 마음속을 돌아다닐 수만 있다면 우리는 얼마나 좋을까.
그러지 못하는 나의 부족함을 탓하고, 또다시 이를 시도해 보려는
찌질하면서도 감정에 충실한 젊은 날의 모습을 라네스터 (Lanester)는 그려내고 있다.
사랑이란 미로 위에서 모든 해답을 얻을 수도, 그녀의 마음을 헤집어 놓을 수도 없는
나의 능력의 부재가 더욱 자신을 구차하게 만들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벽을 부수고 그녀의 마음에 더 다가가려는 남자의 노력은 귀엽기까지 하다.
그 가볍고 밝은 기운이 노래 전체에 울려 퍼지며 이 노래는 제목의 의미를 잘 담아내고 있다.
열등감과 자기혐오가 돋보이면서도 그 안에서 순수함을 되찾으려는,
사랑에 빠진 남자의 미로 찾기를 이 노래는 유쾌하게 그려낸다.
03. Fall Again (With Narration) / 04. Fall Again
실패는 언제나 성공보다 횟수가 많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계속 생을 놓지 못하고 이 실패를 맞이하는 것일까?
이 노래는 그 과정 자체의 가치를 긍정한다.
오늘이 무너졌기에 내일은 행복할 거라고 확신할 수 없는 미지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넘어짐을 자처한다.
라네스터 (Lanester)는 성공에 감사해하는 것이 아니다.
승리에 감사하는 것이 아닌, 패배에도 굴복하지 않는 인간의 근성과 삶의 의지를 주심에 감사해한다.
부서지고 깨져도 다시 사랑하고, 무너지고 패배해도 다시 시도하는 청춘의 기억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으로 남게 된다.
몇몇의 아픔은 스스로를 도피의 공간으로 몰았고, 어떤 기억들은 추억으로 남아 가슴 깊이 새겨진다.
라네스터 (Lanester)는 이 순간들이 모두 아름다움이라는 의미로 꾸며진다는 것을
자신의 음악 인생과 삶의 과정에 빗대어 노래한다.
과거와 현재의 교차, 그리고 그 교차점에 남겨지는 사진들.
그 사진들이 결국 우리가 넘어져도 꺼내 볼 수 있는 추억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