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중독된 삶을 해독해 줄 노래, MOVEO the naked ‘Detox (feat. Skinny Brown)'
호르메시스라는 의학 용어가 있다. 호르메시스는 미량의 독소나 스트레스가 오히려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현상을 뜻한다. 작가들은 이 용어를 빌려 인간의 삶을 설명하곤 한다. 지금 당장은 부정적인 사건이 독처럼 인생에 해를 끼친다고 느끼겠지만, 훗날 돌이켜 보면 이것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이들이 이야기한 것처럼 사람은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저마다 다른 결말을 도출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해독이란 의미를 지닌 ‘Detox(디톡스)'란 단어를 얼핏 보면 일단 독을 이겨낸 결과만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조금만 단어를 곱씹어 보면 몸에 들어 온 독을 이겨 나가는 과정이 함축돼 있음을 알아챌 것이다. 이는 주어진 시련을 딛고 성장해 나가는 사람의 삶과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이런 ‘Detox'의 의미에 주목해 곡의 제목으로 지은 뮤지션들이 있다. 바로 MOVEO the naked(모베오)와 Skinny Brown(스키니 브라운)이다.
‘Detox (feat. Skinny Brown)'은 누군가에게 벌어진 고난과 슬픔을 성장의 계기로 작용하게 할 해독제다. 프로듀서 Buggy(버기)가 만들어 낸 비트는 통통 튀기는 듯한 리듬과 부드러운 무드의 전자음을 특징으로 한다. 이 때문에 노래를 듣는 이는 별다른 거부감 없이 해독제를 유려히 삼킬 수 있겠다.
MOVEO the naked는 살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압박감과 부담감을 해독해 나가는 과정을 가사로 풀어낸다. 파찰음이 가득한 단어들, 허밍과 분명한 인토네이션을 뒤섞어 구사하는 멜로디컬한 랩은 삶의 다양한 면모를 사운드로 그려 나가는 듯하다. Skinny Brown은 MOVEO the naked의 파트를 이어받아 감정선이 고스란히 담긴 타이트한 랩을 내뱉는다. 특히 그는 노숙했던 과거를 솔직히 털어놓으며 본인 역시 지금의 성취를 얻었음을 강조한다.
이렇듯 ‘Detox (feat. Skinny Brown)'이라는 해독제는 두 음악가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설득력이란 효능을 더했다. 덕분에 음악 창작자를 넘어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라면 누구나 노래에 자신의 처지를 이입하고 확신을 얻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세 뮤지션이 손수 처방해 준 해독제를 천천히 음미하며 우울함에 중독된 마음을 치유해 보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모든 이들에게 트랙의 주인공들을 대신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