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소희의 또 한 걸음 : 싱글 ‘Infordemics’
누구나 인정하는 안정을 박차고 나와 새로운 도전에 임하는 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11월, 직접 작사•작곡한 첫 오리지널 싱글 [구름곶 여행: Journey to Utopia]를 발표하며 자신만의 새로운 유토피아를 천명한 송소희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분야를 막론하고 음악계를 종횡무진하는 젊은 국악인을 대표하는 그가 자신의 이름이 가진 무게를 내려놓고 새롭게 디딘 첫걸음은 어떤 무게를 가지고 있을까, 또 앞으로 어떤 속도로 이어질까. 어쩐지 조금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무심코 던진 질문의 답을 듣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송소희가 반년만에 발표하는 새 싱글 ‘Infordemics’로 꺼내든 건 세상을 향한 뾰족한 창(槍)이다. 예상치 못한 흐름이다.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를 제목으로 내세운 노래는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 흐려져 가는 인간성과 책임감의 상실을 키워드로 6분이 넘는 시간 동안 감정의 진폭을 노련하게 높여간다. 전통 민요로 오랫동안 다져진 구슬프도록 구성진 노랫가락이 상실과 분노의 감정을 유려하게 쌓아 나간다.
이러한 테마와 사운드를 밀도 있게 연출하는 데 더 이상의 적임자를 찾을 수 없는 밴드, 잠비나이 이일우와의 협업은 노래 ‘Infordemics’가 품은 회심의 한방이다. 인간의 심연을 바닥까지 긁어내 사유의 검은 연기를 피워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잠비나이의 리더 이일우의 편곡 위로 송소희의 단단한 목소리는 기도처럼 때로는 굿처럼 울려 퍼진다.
얼핏 들어서는 송소희라는 이름을 연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휘몰아치던 노래가 끝나고 잠시 호흡을 고른다. 그리고 깨닫는다. 국악인으로서 쌓아온 내공으로 본인만의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그녀의 첫 걸음이 낳은 하나가 여기있다.
김윤하 / 대중음악평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