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신문화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 그 네 번째 [황진이]
황진이는 뛰어난 미모와 예술적 재능으로 한 시대를 바람처럼 살다간 중종 때의 명기이다. 황진이는 기발한 이미지와 세련된 언어 구사로 뛰어난 문학작품을 남겼다. 그 중 [동짓달 기나긴 밤]은 님을 그리워하는 절정에 달한 기다림을 노래한 시조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걸작이다.
원래 이 시조는 대중가요로 부르기에는 분량이 부족하다. 부득이 앞 부분에 이 작품의 분위기에 맞는 배경을 그려 넣었다.
동짓달은 일 년 중 밤이 제일 길다. 밤의 길이만큼 외로움의 길이도 끝이 없다. 겨울 칼바람에 마른 나뭇잎이 나뒹군다. 솔깃한 소리에 공연히 님이신가 문을 연다. 하지만 괜한 일이다. 앞마당엔 싸늘한 공기에 가라앉은 달빛만 휑할 뿐이다. 님이여! 그리움은 이 밤의 외로움만큼 커져만 간다.
동짓달의 길고 긴 밤은 끝이 없다. 이 긴 밤을 숭덩숭덩 베어내어 봄바람 같이 따스한 이불 속에 서리서리 넣고 싶다. 님이 오신 날 밤은 그것이 동짓날이라도 세상에서 가장 짧은 밤이다. 그때 동짓달 기나긴 밤을 넣은 이불을 굽이굽이 펼쳐낸다면 물리적인 시간은 늘어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심리적 시간은 늘어날 것이다.
이번 발표곡 [황진이]는 [내 통장 적금을 깨라(안민가)], [극락에서 다시 만나리(제망매가)], [군밤에서 싹이 난다면(정석가)]에 이은 ‘우리의 정신문화를 찾아서’ 네 번째 작업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 시가에 곡을 붙인 노래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우리 정신적 문화재를 지킨다는 면에서, 또 우리 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한다는 면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