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야 할 말이 있는 밤
'제인팝' [한밤중의 다이얼]
티브이에선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내가 아는 그는 꼭 정규 방송이 끝나고 나야만 티브이를 끄는 사람이었다. '아마 정적 속에 전화벨이 되겠지.' 나는 한참을 고민한 후에 수화기를 들고 7자리의 다이얼을 눌렀다. '뚜-- 뚜--' 하는 신호음이 계속해서 들렸으나 그는 받지 않는다. 기다리던 나는 손가락에 전화선을 한 바퀴 꼬았다. 초조했다. 여전히 아무 말도 못 한 채 밤이 지나갈까 봐. 그렇게 수화기를 귀에 댄 채 얼마나 시간 흘렀을까.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그 사람이 전화를 받았다. 나와 당신 그리고 가로등만 깨어있는 늦은 밤. 이곳엔 '여보세요'란 말도 없이 적막이 흐른다.
전해야 할 말이 있는 밤과 한밤중의 다이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