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aying flower [흔들리는 꽃, 그리움의 단면]
한국 작곡가 6인이 표현한 그리움.
소프라노 이해원의 목소리로 피어나다.
그러나 또 한긋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지나요?
/ 김소월 ‘못잊어’ 中
시리게 푸른 하늘, 그 아래 서늘한 바람 따라 흔들리는 꽃 한 송이. 이를 보며 우린 알게 된다. 사랑도 이별도, 모든 것이 지나가고 있음을. 그리고 그 빈자리가 그리움으로 메워지기 시작했음을.
‘윤학준’, ‘이원주’, ‘김주원’, ‘조혜영’, ‘임태규’, ‘최진’은 각자의 곡을 통해 마음속 가장 깊숙한 그리움을 꺼내놓았다.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어, 이렇게 음악으로나마 풀어놓았다. 만 25살의 소프라노 이해원은 이 이야기들을 재현하는 데에 성공한다. 아니,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완성했다고 하는 편이 더 맞겠다.
이 목소리는 그녀의 모교 서울대나 여러 콩쿠르에서의 입상 경력이 아닌, 오직 그녀 자신을 통해서만 규정된다. 그녀는 독일 유학 결정 후 첫 공식 행보인 이 레코딩을 온전히 한국 가곡으로 구성하여, 타국에서의 한국인을, 그리고 보다 더 순수한 의미에서의 자신을 규정해냈다. 뿐만 아니라 모국의 글과 음 또한 그녀의 소리와 호흡을 통해 비로소 완전한 노래가 되었다. 시나브로, 6개의 한국 가곡과 이해원이 서로를 통해 완전해지는 순간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정통 성악의 탄탄함부터 완전히 힘을 뺀 느슨함까지, 모든 색의 집합체인 수만 빛깔 프리즘과도 같다. 이중 특별히 노을빛 아련함과, 따스한 색채의 위로가 이 앨범의 주재료가 되었다.
이 위로는 ‘마중’과 ‘시간에 기대어'에서 담담하게, ‘돌아오는 꽃’에서 영롱함으로 점철된 몽환적 목소리로, ‘연’과 ‘못잊어’에서는 성악적 토대를 기반으로 한 탄탄함으로,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에서는 오페라와 뮤지컬을 오고가는 극렬한 대비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현재 머나먼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홀로 서기 중인 그녀에게, 이 앨범은 그리움의 중심에 있는 자신을 위로한 일기장과 같다. 그렇게 각기 다른 6개의 그리움이 이 앨범에 모였다. 조금의 온기와, 그보다 더 많은 아련함을 간직한 채로.
누군가 말했다. 음악은 말보다 더 많은 것들을 전달한다고. 이해원이 부른 6곡을 통해 우리는 알게 된다. ‘사랑도 이별도, 지나 보니 그리움’ 이었다는 걸. 또 위로 받게 된다. 당신의 사랑도 이별도. 그리고 이어지는 그리움까지도.
[Track]
1. 마중
Vocal / 이해원
Piano / 이선미
Written by 허림
Music by 윤학준
2. 연
Vocal / 이해원
Cello / 윤여훈
Piano / 이선미
Written by 김동현
Music by 이원주
3.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Vocal / 이해원
Piano / 이선미
Written by 서정주
Music by 김주원
4. 못잊어
Vocal / 이해원
Piano / 이선미
Written by 김소월
Music by 조혜영
5. 돌아가는 꽃
Vocal / 이해원
Piano / 이선미
Written by 도종환
Music by 임태규
6. 시간에 기대어
Vocal / 이해원
Piano / 이선미
Written by 최진
Music by 최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