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산책을 하고 있어. 깊은 잠에서 깨어나서, 아니면 이제 막 잠에 들어서일지도. 아주 익숙한 길인데도 둘 중 한 사람은 꼭 조금 앞서거나 걸음이 느려지곤 하지. 그래도 우리는 우리만의 박자를 찾아낼 거라고, 나는 줄곧 그렇게 믿고 있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서로의 걸음을 의식하지 않고서도 서로에게 꼭 들어맞는 그런 걸음의 순서 같은 거 말이야.
우리는 가끔 춤을 추기도 해. 누가 보아도 멋들어지는 춤은 아니지만 둘이라서 좋은 그런 춤 있잖아.
네가 왼쪽으로 한 발, 그러면 내가 오른쪽으로 한 발. 각자의 반대로 걸음을 옮기는데도 같은 방향을 향한다는 건 썩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 우리가 앞으로도 충분히 많이 걸을 수 있다면, 계속해서 마주 보고 서툰 춤을 출 수 있다면, 우리는 마침내 같은 박자로 사랑을 하게 될 거야. 우리 춤 출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