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Y FLOWER]
본인이 평소 연습하고 연주하는 악기들과 그 색깔을 가장 담기 좋은 스타일로 곡을 모았다.
전자음악과 달리 실연에는 한음 한음 연주자의 철학이 담기기 마련이다.
더 나아가 모든 악기 연주가 한 사람의 손에서 나왔을 때 가장 자기주장이 강한 음악이 된다고 믿는다. 멀티 페르소나를 가진 여러 명의 flash Won이 한자리에서 공연을 연주한다고 생각해도 좋을 듯하다.
이 앨범에서는 아티스트로서 자아성찰적인 메시지를 담으려 노력했다.
나는 가끔 자신을 객관화시켜 칭찬을 주기도 벌을 내리기도 한다. 그때마다 보통 그 매개는 음악으로 이루어진다. 가장 민낯의 곡들로서 나의 오랜 고민과 희비를 같이 해주길 바란다.
1. DRY FLOWER
아름다움을 영원히 누릴 수 있다면 그것을 아름다움이라 부를 수 있을까. 자의에 의해 미를 추구하는 것이 아닌 철저히 타인에 의해 규정되는 미학은 그 자체로 충분히 가학적이다. 아티스트라는 직업은 한평생을 미학에 투자하는 직업이다. 한참이나 미학을 추구하다 보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이것은 원래 내가 추구하던 본연의 미학인가. 혹 누군가를 타게팅하여 보여지기 위한 치장인가. 가장 솔직한 내 고민의 흔적을 드라이플라워에 비유하여 풀었다. 박제된 아름다움과 그 연명이 지니는 메시지에 집중해서 듣는다면 공감하지 못했던 예술인의 사명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될 것이다.
이 노래는 다소 심플한 편성과 투박한 연주에 로파이한 그루브를 더해 작곡했다. 대중성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본연의 색깔에 맞는 과감한 어쿠스틱함과 취향의 보이싱을 활용했다. 또한 80년대 색의 신스베이스나 패드를 사용했지만 후반부 콘트라베이스와 스트링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느끼는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2. 키보드워리어
과제와 작업에 시달리는 대학생 음악가의 일상을 투정 부리듯 풀어낸 곡이다. 그러면서도 늘 가져가는 사명감과 목표에 대한 굳은 의지를 녹여냈다. 많은 시간 공부와 연습을 통해 달성한 것을 살짝 자랑하고 싶어 하는 심리도 들어갔던 것 같다. 가사에서 직접적으로 모든 악기를 본인이 연주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피아노, 베이스, 기타 솔로를 비롯해 반주의 모든 악기는 직접 작곡하고 연주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JAM을 하는 재즈의 송폼이 반영되었다. 하지만 벌스에서는 세련된 퍼커션과 R&B풍의 탑라인을 통해 대중성을 담았다.
이 노래에서 가장 실험적인 부분이라면 키보드를 drum backing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드럼 솔로를 대체하여 세계 유일무이한 자판기 솔로를 완성했다.
3. 피로회복제
좋아하는 사람의 응원만큼이나 좋은 피로회복제는 없을 것이다. 일에 집중하여 초췌해진 본인을 늘 응원해 주는 사람에게 바치고 싶은 노래다. 한 사람의 예술과 업무에 큰 동기이자 힘이 되어준다는 것은 에너지 드링크에 비유하기 과분하다는 생각도 든다.
다소 단순한 기타와 피아노 루프에 오르간이나 베이스의 변화로 송폼을 끌어갔다. 여담으로, 랩파트를 로맨틱한 가사로 채우기엔 항마력이 살짝 딸려서, 조금 힙한 가사로 이어갔다. 각설하고 현 시간을 같이 살아가는 모두에게 에너지 드링크 같은 노래로 활기를 선물할 수 있길 희망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