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월간 윤종신] 12월호 ‘마음에 산다’
2022 [월간 윤종신] 12월호 ‘마음에 산다’는 더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사람들을 향한 그리움을 담은 곡이다. ‘갈 수도 없고’ ‘올 수도 없는’ 곳에 있기에 더욱더 깊어지는 그리움. 언젠가 다른 하늘 아래서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더더욱 사무치는 그리움. 사별을 겪은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이러한 그리움을 함축적인 단어와 섬세한 이미지, 그리고 서정적인 멜로디 속에 담았다. ‘너의 결혼식’과 오래전 그날’을 쓴 작사가 박주연이 노랫말을 쓰고, 윤종신이 곡을 붙였다.
“작년 겨울에 박주연 누나가 저에게 가사를 하나 보내줬어요. 몇 년 전 세상을 떠나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거라면서요. 최종 가사와 처음 받았던 그 가사가 거의 동일한데, 제가 읽자마자 곡을 붙여보겠다고 했죠. 저도 어머니가 떠나신 지 얼마 되지 않았던 터라 한 단어 한 단어에 공감이 되었거든요. 저는 이 가사가 이성과 감성의 밸런스가 굉장히 좋은 누나의 다른 가사보다 훨씬 더 감정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이렇게 끓는 듯한 그리움이 담긴 가사는 쉽게 나오지 않으니까요. 노래를 만드는 동안 저도 그 감정을 오래 품고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출발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었지만, 윤종신은 노래를 만드는 동안 자연스레 어머니 뿐만 아니라 형제, 친구, 지인 등 세상을 떠난 많은 사람을 떠올리게 됐다. 살아가는 일이란 점점 더 많은 사람을 떠나 보내고 점점 더 많이 그리워하는 일이라는 자명한 사실이 새삼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 곡을 그리운 사람들 모두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하고자 했고, 사별을 경험한 지인들 가운데 추억의 물건과 메시지를 나눠 줄 수 있는 분들을 모아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그리고 보다 다양한 그리움을 표현하기 위해 노래 역시 편곡을 달리해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했다. 곁에 없지만 여전히 살고 있는 그 마음의 모양이란 삶의 형태 만큼이나 다종다양하리라는 생각과 함께.
“12월호에는 손태진이 부른 버전과 제가 부른 버전, 이렇게 두 곡이 함께 실리는데요. 두 버전의 편곡 방향과 디렉팅 방식에 차이가 있어요. 일단 태진이를 섭외한 건 클래식 베이스의 크로스오버 장르가 이 곡의 메시지와 잘 어울릴 거라는 생각 때문인데, 아무래도 삶의 경험과 그리움의 총량이 많은 중장년층 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는 부분이 많을 듯해서 장르적인 확장을 시도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직접 부른 버전은 감정을 모두 풀어놓고자 했고요. 태진이 버전이 제너럴한 곡을 표방한다면, 제 버전은 그리움을 쏟아내듯 담았달까요. 곡에 대한 애착이 큰 만큼 가능한 표현을 모두 시도해보고 싶었습니다. 곁에 없지만 여전히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려보면서요.”
[12월호 이야기]
“마음이라는 가장 편안한 곳에 잘 머물고 있다가 우리 그때 만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