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불면증에 시달릴 때에는 수학 공식이나 기계를 다루는 매뉴얼을 순서대로 따르는 것처럼 '잠에 드는 방법'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나는 그것을 송두리째 잊어버린 듯한 기분에 자주 휩싸였다. 사실 방법이라는 것은 애초에 없으며 침대에 누워 눈을 감으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잠에 빠지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때의 나는 방법을 잊었으니 잠에 도달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마치 그런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때의 내게는 사랑에 빠지는 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일은 눈을 감고 잠에 드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이었으나, 내 감정은 마치 물길이 끊어진 작은 개울가같았다. 어제의 나는 운명처럼 너를 사랑했던 것 같은데, 하루아침 사이 사랑이라는 그 풍만한 감정이 통째로 기화되어 사라져 버린 황폐한 풍경. 물기 없는 내 마음속. 인력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의 물길임을 알면서도,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음에 죄책감과 부채감을 느껴야만 했다. 숱한 밤을 불면증처럼 너를 사랑하지 못하다, 마침내 나는 너에게 나의 마음을 고백하기로 한다.
나는 너를 사랑하지 못한다고. 네게 줄 수 있는 감정이 아무것도 없어서, 이제는 미안해하지도 않겠노라고.
Composed by 이리, 소올, 깜
Lyrics written by 이리
Arranged by EasyFM (이리, 소올, 깜)
Produced by EasyFM (이리, 소올, 깜)
Vocal : 이리
Chorus : 이리
Guitar : 깜
Synths & Rhythm programing : 소올
Drum : 소올
Piano & E.piano : MARY
Bass : 김서현
Recording & Mixing : 천학주 at 머쉬룸레코딩
Mastering : 강승희 at 소닉코리아
Album artwork : 이주연
Design Director : 김상희 at 공캘리그라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