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춤>
혹등고래는 범고래나 상어로부터 바다표범이나 인간을 지켜주는 모습을 보이며 ‘바다의 천사’로 불리면서도 때로는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수컷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난폭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30t에 이르는 거대한 혹등고래들이 서로 싸우고 브리칭(Breaching. 고래가 물 위로 뛰어오르는 동작을 일컫는 말)을 하는 모습은 웅장하면서도 역동적이다. 본인은 이러한 혹등고래의 강렬한 움직임이 마치 춤과 같다는 느낌을 받고는 광활한 바다와 몰아치는 거대한 파도, 그 위아래에서 춤을 추는 고래를 형상화하고자 이 작품을 작곡했다.
악기 편성은 19 현 가야금 독주곡으로 징, 꽹과리, 소리북의 타악기 반주를 포함한다. 18 현 가야금은 넓은 음역과 이를 통한 다양한 펼침화음을 사용하면서도 전성, 추성, 농현과 같은 전통 주법을 12 현 가야금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데, 이러한 특징은 이 곡의 주제인 바다와 고래의 두 측면을 모두 표현한다. 반주 악기인 징과 꽹과리는 금속성의 울림을 통해 바다를 매질로 하여 뻗어나가는 파도와 고래울음 소리의 파동을 형상화하고, 소리북은 고래의 춤을 따라 마치 무용 반주를 하듯 다채로운 리듬을 연주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