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브렌델의 섬세한 뉘앙스와 다니엘 바렌보임의 따뜻한 음색 모두 갖춘 피아니스트”
윤홍천 (William Youn)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III (Schubert Piano Sonatas III)] 앨범 발매!
건반으로 시를 쓰는 듯 부드럽고 촉촉한 윤홍천의 피아노 연주
나의 슈베르트 기행
하노버에서 공부하기 위해 18살 때 처음 유럽을 방문한 저는 그제야 비로소 독일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이 언어는 새롭게 정착한 도시나 주변을 둘러싼 외국인들, 낯선 이방 문화 못지않게 제게 생경하게만 느껴졌죠. 유럽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첫 주에 저는 <겨울나그네> 연가곡집을 듣다가 가사에서 당시 저의 상황과 마음을 완벽하게 대변해주는 단어를 발견했습니다. “Einsamkeit”, 바로 고독이었죠. 이것이 슈베르트를 향한 저의 여정의 첫 출발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슈베르트의 음악은 고독한 영혼을 위해 존재합니다. 그의 음악은 가장 어두운 순간을 지날 때에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우리를 위로하는 동시에 고양시키죠. 다시금 우리를 춤추게 하며, 달콤한 꿈과 방랑, 그리고 희망으로 안내합니다.
그가 쓴 스물한 개의 소나타는 비록 무척 짧았지만 음악적으로는 누구보다 풍요로웠던 그의 삶을 고스란히 응축시킨 증거물입니다. 제게 있어 이 소나타들을 연주하는 것은 곧 슈베르트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일이며, 그가 겪었던 수많은 시도와 실패의 과정을 함께 통과해 마침내 자신만의 목소리를 획득한 후기 소나타의 빛나는 성취에 도달하는 긴 여정과도 같습니다.
이 녹음 프로젝트를 무사히 끝마치고 지난 수년간 걸어온 저의 여정을 여러분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은 제게 크나큰 행운이자 축복입니다.
이 모든 일을 가능케 해 준 소니 클래시컬과, 저의 가장 든든한 동료가 되어준 베테랑 엔지니어 필립 슐츠, 탁월한 피아노를 만들어 준 벡슈타인, 악기에서 최상의 소리를 이끌어낸 토르벤 가를린과 크리스티안 라부스,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준 슐로스 엘마우, 쿨투르스티프퉁 마리엔뮌스터, 슐로스 라이트하임과 아티스트 지원팀, 그리고 이 여정을 떠날 용기를 북돋아준 저의 친구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를 전합니다.
- 윤홍천 (William You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