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이트 The 4th MINI ALBUM [AFTER SUNSET]
지극히 당연한 세상이 항상 우리에게 있길 바랍니다.
계절이 또 차가워지는 시간이 왔습니다. 우리가 하이라이트와 라이트로 만난지도 벌써 햇수로 6년이에요. 그리고 이렇게 또 하나의 앨범으로 인사를 하게 되었네요.
생각하면 참 이상해요. 팬과 가수라는 단순한 명제를 떠나서 이제 우리는 전우애를 나누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아군이었다가, 또 가끔은 따뜻하고 설레는 마음을 느끼다가 서로의 고민을 나누는 가장 친한 친구사이기도 하고, 그렇게 세상의 모든 감정을 다 느끼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라는 게요. 얼굴 한번 본 적이 없을 수도 있는데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로 힘을 얻게 되는, 이토록 이상하지만 이상하게도 또 말이 되는 이런 인연이 어떻게 우리에게 생겼을까요.
우리를 보면서 기운을 얻는 당신. 우리의 노래를 들으며 웃는 당신. 우리를 보며 뭔가를 배운다는 당신. 얼굴 한번 직접 본 적이 없을 수도 있는데, 우리의 존재 자체가 하나의 선물이라고 얘기해주는 당신.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이유라고 해주는 당신. 정말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일들을 겪으며 울고 웃고 또 그렇게 하루하루를 함께 보냈던 당신. 사실 해준 것도 크게 없는 것 같은데, 자꾸만 우리를 보며 행복해하는 당신. 이 모든 일들이 당연하지 않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당연한 일인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당신.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속에서 아마 우리들은 지금보다 더 자주 길을 잃을 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가끔씩 우리가 알던 것과 다른 상식이 존재하는 세상에 혼란스럽기도 할 거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이 여전한 인연으로 또 한번 무엇이든 할 용기를 얻을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는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도록 계속 노력할 생각입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해요. 우리에게 힘을 주는 당신이 결국, 좋은 사람임을 알기에.
밤이 되고 자정이 되고 그리고 또 새벽이 되고 그러면 또 아침이 찾아오는 것처럼, 어둠의 시간이 지나면 우리 앞에 빛이 찾아오는 이 모든 일이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우리는 당연하게 노래를 부르고 당신은 우리의 노래를 당연히 듣는 날이 계속 되길 바랍니다. 정말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당신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그럼에도 항상 우리가 우리의 모습으로 당신 앞에 설 수 있는 이 시간에 감사할 줄 아는 그런 당연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 앨범이 당신에게 잊지 못할 또 하나의 계절이 되길 바랍니다.
#01. Alone
작사 : BXN
작곡 : BXN
편곡 : BXN
레트로한 텍스처와 미니멀한 색채감, 동시에 복고스러운 느낌의 전개가 인상적이고 심플한 베이스 테마와 깔끔한 드럼으로 사운드를 가득 채운 팝트랙이다.
너 이외엔 모든 게 귀찮고 무의미하지만 너로 인해 가득찬 마음은 오히려 나를 외롭게 만드는 아이러니. 매 순간 느껴지는 두 개의 페르소나가 이중적으로 존재한다. 지독한 갈증은 괴롭지만, 한편으론 그 느낌이 마냥 싫지 않은 마음, 화려하면서도 그 이면에 느껴지는 모노톤, 고통스럽지만 기꺼이 너에게 뛰어들겠다는 직설적인 고백. Alone은 이런 이중적인 메시지를 감성적으로 때론 감각적으로 표현하여 캐주얼하면서도 역설적으로 가볍지 않은 사랑을 보여준다.
#02. PAPER CUT
작사 : KZ, 김태영, DINT
작곡 : KZ, 김태영, DINT, David Simon
편곡 : KZ, 김태영
세련되고 몽환적인 피아노가 매력적인 업템포 R&B 곡. 하이라이트 멤버들의 세련되고 유니크한 보이스와 감성적인 멜로디가 돋보인다.
종이에 베인 상처는 무의식 중에 또는 찰나의 순간에 만들어지지만, 한번 베이고 나면 꽤 오래 그리고 깊게 흔적을 남긴다. 떠나간 사랑이 남기고 간 흔적도 꼭 그와 같다. 마음에 남은 상처는 생각보다 더 지독하게 나를 무너뜨린다. 내가 한 사랑만큼 내게 남겨지는 폐해의 고통을 노래한다.
#03. S.I.L.Y (Say I Love You)
작사 : 이기광, 박솔, NOD
작곡 : NOD, 박솔, 이기광
편곡 : NOD
핑크빛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신디사이저 사운드 위에 솔직하고 사랑스러운 가사를 얹었다. 노래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에게 빠져 들어가는 로맨틱 드라마가 상상된다.
사실 노래의 백미는 제목에 있다. Say I Love You = S.I.L.Y. 사랑에 빠지게 되면 모두 바보가 된다는데, 바로 내가 그래. 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내가 바보같은데 그게 또 너무도 좋은, 사랑에 빠진 사람의 행복함이 하이라이트의 달콤한 보컬을 타고 마음에 흐른다.
#04. PRIVACY
작사 : VO3E, 이기광, 김긍정, ZNEE
작곡 : VO3E, MLC, 조미쉘 (SINGING BEETLE), 이기광
편곡 : VO3E
리드미컬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와 드라이브감이 공존하는 무드의 PRIVACY는 남성미가 느껴지는 에너제틱한 비트와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성숙함이 느껴지는 그루브한 곡이다. 미니멀하면서도 묵직한 신스베이스와 808사운드의 향연속에 사랑에 빠진 상대방의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과 강한 이끌림,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의 뜨거운 찰나를 ‘PRIVACY’ 라는 키워드에 드라마틱하게 녹여 냈다. 하이라이트 멤버들의 섬세한 가창과 극적인 분위기의 감정 그리고 성숙미의 클라이막스를 만끽할 수 있는 색다른 곡이다.
#05. I Don’t Miss You
작사 : SOOYOON, 이기광
작곡 : Moon Kim, 이기광, $ÜN (썬), 배민수
편곡 : $ÜN (썬), 배민수
연인을 잊지 못하는 아련한 마음을 서정적인 멜로디와 하이라이트 특유의 보컬로 녹여낸 R&B곡.
이제는 끝이라는 걸 알고 또 체념하면서도 보내고 싶어하지 않은 마음이 쓸쓸한 보컬을 타고 흐른다. 노래를 듣다 보면 그루브한 리듬과 감성적인 멜로디, 그리고 하이라이트만의 감수성이 조금 이른 겨울을 가져온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