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개(OKGEH)의 첫 정규 앨범 [SPINNIN']은 가장 자전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대 초중반의 옥개(OKGEH), 라네스터(Lanester)와 제이슨 펍(JASN PURP)이 겪은 세상 속 이야기가 현대의 청년이 겪는 삶의 경험들과 큰 괴리감이 없기에 이 앨범을 기획할 수 있었다.
꿈, 사랑, 열정, 그리고 진정한 행복을 찾으려는 소년들의 여정을 스토리의 형식으로 풀어낸 앨범이 [SPINNIN']이다.
이 세상의 모든 소년과 소녀들의 위로와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앨범이 되겠다는 거창한 목표보다,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공감의 통로가 되는 것이 이 앨범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1. Intro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지향하는 바를 드러내는 트랙이다.
라네스터(Lanester)와 제이슨 펍(JASN PURP)의 대화로 이루어진 이 곡은 앨범을 기획하게 된 계기와 앨범을 통해 담아내려는 감정들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기타 소리와 함께 인터뷰하는 라네스터(Lanester)는 앨범의 느낌을 보여주되 직접적으로 트랙의 내용과 이야기를 설명해주지 않는다.
제이슨 펍(JASN PURP)이 말하는 앨범의 주제의식은 앨범을 시작하기 전에 신호탄의 역할을 하며 리스너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2. 업텐션 (title)
업텐션은 [SPINNIN'] 앨범의 첫번째 타이틀 곡으로 앨범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곡이다.
자신들의 넘치는 열정과 세상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하는 열망이 가득한 [UP 텐션]은 멤버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부드러운 제이슨 펍(JASN PURP)의 보컬과 파워풀한 라네스터(Lanester)의 랩은 서로 상반된 매력을 보여주며 곡의 다채로움을 전한다.
라네스터(Lanester)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강렬한 랩은 세상을 향한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가사와 조화되어 유쾌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젊은이들의 아픔과 삶의 애환을 담으려 한 앨범의 타이틀 곡으로, 밝은 이미지와 긍정적이고 열정이 돋보이는 가사가 매력적이다.
이후 앨범 분위기의 전환이 돋보일 수 있도록 구성된 이 곡은 [SPINNIN’]의 타이틀 곡으로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첫 트랙으로도 의미가 깊다.
3. 99 Problems (with 환혁 of 가벼운 밴드) (Prod. MINDA)
이 곡은 수많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의 젊은이들의 상황을 강력한 보컬을 바탕으로 외치는 듯한 구성을 지닌 곡이다.
청소년에서 벗어나 청년이 되려 하지만 여전히 사춘기의 마음과 감정을 버릴 수 없는, 온전히 성숙해지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소년의 외침이 이 곡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청년을 그들만의 세계로 편입시켜 동화되도록 만들지만, 이에 굴복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몸부림치는 젊은이의 투쟁이 지닌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이 곡의 목표는 충분히 달성되었다.
2000년대 초반의 락을 래퍼런스로 잡아 반항심을 가진 청년의 이미지를 구현해낸 것이 기존의 힙합 앨범의 느낌을 탈피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4. N포세대
N포세대는 옥개(OKGEH)의 정체성이 잘 묻어난 곡으로, 청년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아픔과 고난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꿈과 사랑, 열정과 발전을 도모해야하는 20대들이 포기를 외치고 세상으로부터 도망나와 삶의 가치를 상실한다는 사회적 현상이 아티스트에게도, 청자에게도 감정적인 자극을 주는 소재가 된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포기의 이유는 제각각인 현대 사회의 젊은이들에게 자신만의 방식을 이용해 대중에게 울림을 주는 것이 옥개(OKGEH)의 음악이 지닌 목표이다.
포기와 절망, 좌절이라는 키워드와는 대비되게 음악은 밝은 멜로디와 하모니를 지니고 있다.
이는 N포세대가 지닌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거듭되는 실패로 도피를 원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삶을 맞이 할 수 있는 세대가 20대이기에 옥개(OKGEH)는 이 점을 강조하였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자신의 감정에서만큼은 충실해지려는 삶에 지친 청춘의 모습을 아름답게 그린 것이 이 곡의 가장 큰 묘미라고 볼 수 있다.
제이슨 펍(JASN PURP)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삶의 가치를 찾으려는 몸부림이 느껴지는 라네스터(Lanester)의 랩이 어우러지며 노래는 클라이맥스에 달한다.
옥개(OKGEH)는 이 곡을 기점으로 더 심도 있고 또 다른 방식으로 20대의 삶을 고찰하며 앨범의 흐름을 이어나간다.
5. Interlude
N포세대 이후로 앨범은 다른 양상을 지니고 있다.
젊은이의 좌절을 그리지만 이에 굴하지 않는 강한 정신력과 반항심을 밝은 분위기로 그린 것이 앨범의 전반부라면, 앨범의 후반부는 젊은이의 투쟁과 몸부림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에 굴복하는 감정을 형상화하고 있다.
무언가를 찾고, 자기 삶의 목표를 만들려고 하는 이의 여정이 허무함에 빠져, 스스로가 가치있게 여긴 요소들이 무의미하고 공허하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를 보여주려 한 트랙들이 Interlude를 기점으로 시작된다.
이후 트랙들을 위한 분위기 형성에 있어 N포세대의 도입부에 삽입되었던 라네스터(Lanester)의 프랑스 친구인 Arnaud Peran의 목소리가 왜곡되어 큰 역할을 해낸다.
6. 최면
제이슨 펍(JASN PURP)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시작한 이전의 트랙 N포세대와 달리 해당 트랙은 라네스터(Lanester)의 호소력 짙고 허스키한 보컬로 시작된다.
목을 긁는 듯한 거친 보컬이 곡의 주제를 형상화하고 있다.
사막에서 느껴지는 최면, 신기루를 보는 소년은 끊임없이 목표를 향해 달려가며, 사랑, 꿈, 돈, 행복을 추구한다.
최면에 걸린 듯 허상만을 바라 보고, 그것이 나의 삶에 최우선적인 가치를 줄 것이라 착각하던 그 소년은 현실을 마주하자 자신의 실수를 깨닫는다.
영원한 행복과 온전한 사랑은 이뤄질 수 없으며, 아름답게 꾸며진 가짜 꿈을 진정한 목표로 포장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 소년은 이전 트랙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스토리텔링의 전환점이 되어주는 ‘최면’ 트랙은 앨범에서 가장 핵심적인 곡이다.
절망할 수 밖에 없는 젊은이의 상황을 사막 속 신기루에 비교하는 내용은 비트와 매우 잘 어울려 청자로 하여금 인상 깊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하나의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는 앨범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곡으로 후반의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한 킬링 트랙으로 볼 수 있다.
7. NOTHING
NOTHING은 업텐션과는 상반된 매력을 지닌 두번째 타이틀 곡이다.
이 곡은 자신들의 가장 어둡고 공허한 면을 솔직하게 담아낸 가사와 마이너틱하고 깊은 사운드로 현대 도시의 존재와 무의 경계를 탐색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현대인들의 만성적인 질병인 고독과 허무함을 사운드로 느껴지게 기획한 노래가 NOTHING이다.
NOTHING은 기존의 두 아티스트가 만들던 곡에서 더 발전하여 실험적인 도전을 한 노래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보컬을 독특하게 왜곡시키고, 아웃트로에 등장하는 어느 정신병 환자의 독백은 곡의 분위기를 더 깊고 어두운 내면의 세계로 이끌어낸다.
위와 같은 사운드적 시도들은 옥개(OKGEH)가 지향하는 새로운 표현 방식과 독창적인 음악 속 스토리를 더 부각시키기에 그들의 행보에 있어서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끊임없이 방황하고 외로움에 잠식되어 벗어나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초상을 다각도로 조명하려는 이들의 거대한 예술 활동은 이 곡을 통해 시작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그들의 가치관과 작품관이 응축되어 있는 곡이다.
옥개(OKGEH)는 기존에 확립되어 있던 사운드의 규칙을 넘어서 예술가의 표현을 극대화하기 위한 파격적이고 신선한 사운드를 창조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변화는 지속될 것이다.
8. Sick Love (Prod. MINDA)
소년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무엇일까?
옥개(OKGEH)가 생각해낸 답은 사랑이다.
사랑이 처절하고 아프고 많은 상처를 남길수록 소년은 어른이 되어간다는 주제가 베이스가 되어 만들어진 곡이 Sick Love다.
행복과 즐거움으로만 가득찰 것 같은 사랑의 순간이 고통과 좌절의 시간으로 바뀌었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감정 앞에 굴복할 것인가에 대해 라네스터(Lanester)와 제이슨 펍(JASN PURP)은 각자의 방식으로 대답한다.
사랑을 나눴던 과거를 회상하며 비교적 씩씩하고 담담하게 과거 속 자신과 그녀를 떠나보내는 라네스터(Lanester)의 벌스와 후회를 하며 새로운 기회를 갈구하는 제이슨 펍(JASN PURP)의 후렴구는 곡의 깊이를 더해주어 청자들이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이별을 한 사람의 마음을 다루지만 이를 절망적으로만 그리는 것이 아닌, 침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읊조리는 듯한 보컬과 랩으로 대조적인 구성을 이루고 있다.
소년이 겪는 그들만의 사랑 이야기, 하지만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은 Sick Love는 앨범의 후반부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
9. Outro
하루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지쳐있는 상태로 술을 한 잔 마시는 소년의 감정을 최대한 구현하려 한 곡이다.
아이에서 벗어나 세상을 마주한 소년에게 세상은 너무 많은 상처를 주었다.
술을 마시면 조금은 달라질까 싶어 한 잔, 두 잔, 들이키지만 떠오르는 것은 아팠던 이전의 기억 뿐이다.
옥개(OKGEH)는 이 허무하고도 우울한 소년의 감정을 가장 생생하게 담아내려 했다.
성장을 하기 위해 깎아져 내려가는 삶의 흔적과 스스로의 가치들을 돌아볼 때 몰려오는 외로움과 공허함이 이 곡의 주된 주제라고 볼 수 있다.
아무도 듣지 않을 나의 이야기를 기타 선율에 살짝 올려 읊조리는 곡의 구성은 앨범의 주제를 총체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꿈을 꾸는 것에 있어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고,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에 충실했던 아이가 Interlude를 기점으로 모든 것과 이별한다.
Outro는 성장을 꿈꿨던 아이가 결국 혼자 남겨지게 된, 길고 긴 여정의 여운을 담은 마무리가 담겨있는 곡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