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오십의 찬송입니다. 충분치는 않더라도 '그래도 이 나이에 열심히 무언갈 했구나'라는 것을 남기고 싶었어요."
김도현 30주년 기념 앨범 '지금 이 순간에'을 발매하는 뮤지션 김도현의 소회다.
지난 30년 동안 숱한 찬양곡을 쓰며 히트곡을 냈던 그가 절친 지기인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와 함께 30주년을 기념한다.
김도현은 이 앨범이 공개되면 많은 분들이 '아 역시 좋다' 이런 말 보다는 '그동안 잘 있어줬네' 했으면 한다고.
"최근 유튜브 방송을 하고 보면서 많은 사람이 정말 많은 걸 하면서 살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무언가를 한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도요. 저한테는 이번 앨범이 그랬습니다. 작곡자로서 과거를 한번은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사실 어려움도 많았다. 장르를 떠나 음반이 잘 팔리는 세월은 지났고 코로나 여파로 시장은 점점 위축되었다.
"이 시기에 왜 앨범을 내려하느냐, 편하게 쉽게 가라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김도현은 오랫동안 앨범을 기다려준 팬들과 이런 앨범이 요즘 힘든일을 겪는 교회들에게 들려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3년전 부터 30주년을 정리하며 그가 선별한 그의 찬양곡들로 앨범을 내기로 팬들과 약속을 했다.
그러나 최근 몇년 디지털 싱글외에는 앨범을 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곧 앨범을 발표하겠다던 그의 약속은 점점 밀렸다.
거기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발매 일정이 연기되면서 팬들고 애가 타고 김도현도 이게 맞는 건가를 수차례 고민했다.
김도현은 "요즘 CD를 내는 것에 대한 개념이 달라진 것 같다. 내 스타가 내준 굿즈를 사주는 형태로 변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점점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덜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강의와 사역, 유튜브 방송일을 하면서 본업인 음악에 무한정 시간을 쏟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제가 게을러빠진 탓이죠. 용기가 없었던 것도 있었고, 외도가 길었던 것 같아요. 대단히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더 많은 찬양곡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시간이 오래 걸린 대신 30년 만에 처음으로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도현의 절친 30년지기인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와 함께 작업하며 그녀의 연주실력에 귀를 호강하기도 했으며 많은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에는 '성령이 오셨네', '봄', '낙타 속눈썹' 등 잘 알려진 곡들과 이스라엘 여행중 만든 '샬롬' '그 광야로' , 그리고 인생이 추운 겨울과 같을때 만든 '겨울'등이 수록되어있다.
지금까지 김도현의 음악이 그랬듯 이번 앨범 역시 관통하는 큰 메시지보단. 하나님과의 동행, 말씀, 그리고 인생의 살아냄 같은 것들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김도현은 자신이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사역자이기 보단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 스타일로 연기하는 뮤지션 이라며 일부 팬들은 노래만 불러달라고 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저는 그냥 할수 있을 때까지 음악으로 하나님 말씀을 표현하고 얘기만 하고 싶기도 해요. 성숙했을 때 부르는 찬양도 있으면 좋겠다 했죠. 찬양은 모든 세대를 아울러야 하고 어른들을 위한 찬양도 있어야죠."
20대초반 주찬양 선교단으로 시작한 김도현의 음악 인생은 어느새 관록이 엿보이는 중견 뮤지션으로 성장했다. 처음 앨범 발매 당시 치기어린 마음으로 이제는 김도현의 시대가 될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처음의 반응은 좋지 못했다. 그러나 데뷔후 30년이 흐르며 쉬지 않고 음악을 만들며 점점 그의 스타일은 완성되어 갔다. 이제는 매니아층도 상당할 정도다.
김도현은 옥상달빛, 커피소년, 스윗사운즈의 김영우 같은 후배들이 존경하는 뮤지션으로서, 오랫동안 자신의 음악을 그것도 쉽지 않은 종교영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누군가는 끊임 없이 노래를 만들고 앨범을 내야겠죠. 한국 기독교가 많이 성장했지만 아직 음악을 창조하는 일들을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후배들에게도 제가 모범이 되야죠"
그러나 그 역시 이번 앨범은 후배 가수들만큼이나 신인 가수의 마음으로 임했다고 강조했다.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 이지만 이 앨범이 저와 여러분들에게 작게나마 힘과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있는 곳에서 열심히 음악을 만들겠습니다. 모두 어디에 계시든 샬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