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나를 심연으로 데려가는 직선 통로다. 그 통로를 지나면 수많은 목소리를 만날 수 있는데, 그중 제일 사납고 미친 녀석을 만났다.
“나를 세상 밖으로 꺼내줘. 그럼 나도 너를 꺼내줄게.”
목소리가 말했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내가 물었다.
“너는 화가 나 있어.
안 그래도 쓰레기가 넘쳐나는 이곳을
너는 왜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니까.”
“그래, 하지만 나는 여전히 살아가야 하는걸.
뭐라 설명하긴 어렵지만 그건 내 숙명 같은 거야.”
“시끄럽고 빨리 꺼내주기나 해.”
목소리는 짜증 난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렸다.
“대신 부탁이 있어. 나를 위해 기도 하나만 해줄래?”
나는 조심히 부탁했다.
“기도라…
나는 네가 다시 태어나지 않기를 바라.”
“만약에라도 다시 태어난다면 그때는 네가 죽여줄래?”
나는 웃으며 물었다.
“알겠어.”
“고마워, 사이코매니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