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inneissik (기나이직)' [Busa]
기나이직이 세상에 처음으로 내놓게 될 노래들은 20년이 담긴 아련한 그림 속 정물들을 상상하며 만들었다.
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을 몇 개 생각해 보라고 하면, 나는 사과 조각들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집은 적당히 새콤한 맛이 나는 사과를 좋아한다. 부모님을 생각하며 만든 Busa는 유쾌하고 발랄한 성격을 가졌으며, 내가 그 분들에 대해 느끼는 두 감정을 각기 다른 멜로디로 만들어 풀어나가는 곡이다.
한편 Cartridge는 더 부드럽고 노스탤직한 느낌을 준다. 동생과 나는 거실 TV에 중고 게임기를 연결해 놓고 오후 내내 소파에 앉아 게임을 즐기곤 했다. 곡 전반에 걸쳐 조금씩 변화해가는 분위기와 저 만치에서 울리는 듯한 패드 소리는 게임에 빠져 있던 어린 두 형제의 추억 앨범을 펼쳐줄 것이다.
너무나도 사랑하고 언제든 편하게 돌아갈 수 있는 곳, 내게 이 집은 아침에 깎아 놓은 사과와도 같다. 게임기에 꽂아 놓은 카트리지와도 같다. 가사 없는 일렉트로닉으로 그려본 풍경에서 함께 따뜻함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