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윤' [나비]
세상엔 정말 많은 음악들이 있다.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처럼.
그중 일부가 우리를 스쳐 가고 또 그중 몇몇은 우리의 삶의 방향을 바꾸어 놓기도 한다.
음악이 사람과 다른 점이라면 원한다면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다시 만났을 때 둘 중 한쪽만 많이 변해있다는 정도일까.
예전에 발표했던 음악들을 듣는 건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과거의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것은 그에게나 지금의 나에게나 어색하고 구태한 일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지금 난 또다시 새로운 음악의 소개글을 쓰고 있다.
‘나비’는 밴드 활동이 한창이었던 2016년과 2018년 사이에 작업했던 곡들 중 가장 러닝타임이 긴 곡이다. 밴드 작업이 이미 정립된 페르소나를 구현하고 확장시키는 일이었다면 이시기의 개인 작업들은 그 경험들의 반작용, 또는 부산물이었던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적당히 가벼운, 비주류의 비주류적인 결과물. 스스로에게 남기는 농담 같은 곡들.
하드드라이브 한구석 오래된 낙서처럼 남아있던 곡들을 발표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신 당신의 여름(Your Summer)에 감사드린다. 흔쾌히 객원보컬 작업을 맡아주신 이이언님과 아름다운 커버를 디자인 해주신 김나연 작가님께도.
‘나비’는 기억에 관한 노래다. 집에 돌아가던 어느 날, 꿈들이 아득하게 부서져 내리는 광경이 밤하늘의 나비처럼 예쁘다고 생각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