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ku [어지러워요]
잘 지내고 있나요? 저는 이제는 숨이 차지도 않고 더 이상 떨리는 마음도 없습니다. 매일 고요한 일상이 그저 나를 스치고 가는 듯싶어요. 그 시절은 꽤나 어지러웠던 것 같아요. 더운 여름 공기 때문인지 자주 열이 오르고 내리곤 했어요. 타는듯한 갈증도 언제나 입 안에 달고 살았어요. 맞아요. 그 시절의 우린 많이 취해 있었어요. 우스워요. 취기가 모두 가시고 나서야 내가 그땐 취해 있었다고 느끼는 것 말이에요. 아침 햇볕에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취한 채로 당신을 바라보았던 눈빛들이 많이 부끄럽게 느껴지네요. 너무 서둘러서 아직 다 자라지 못한 내 어린 실수라고 생각해주세요. 미안해요. 당신이 있던 계절은 어지러워서 참 좋았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