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로 떠난 싱어송라이터' 네 번째 시리즈
최용수 - 기왕이면 해피엔딩(Feat. 만쥬)
'공간, 그리고'의 운영자이자 연극연출가인 전윤환 연출님의 강화도 이주기를 들었다. 전윤환 연출님은 전반적으로 강화 생활에 만족하고 계셨다. 텃밭을 가꾸고, 동네 주민분들께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서울에서의 삶보다 훨씬 만족도가 높았다고 하셨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 좋지만은 않다고 하셨다. 특히 편의점이 멀다는 것. 술을 좋아하시는 전윤환 연출님은 밤에 술이 떨어졌을 때 편의점이 너무 멀어서 맛술을 드신 적도 있다고 했다. 전윤환 연출님의 이야기는 몹시 흥미로웠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나도 강화도에 머문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몹시 막연했다. 집이야 어떻게든 구하면 된다 쳐도, 인생의 전부를 대도시에서 살아온 나에게 편의점이 차로 20분 걸린다는 것은 적응하기가 힘들 것 같았다. 가장 자신이 없는 부분은 원래 그곳에 살고 계신 주민분들과 어떻게든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는 것. 대도시에서는 바로 옆집에 누가 사는지를 몰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강화도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이웃들과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어 보였다. 기본적으로 타인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일을 굉장히 귀찮아하는 나로서는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이러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니,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공간, 그리고를 한 번 더 찾아가 전윤환 연출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전윤환 연출님은 최근에 발표한 1인극 ‘자연빵’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다. 강화도로 이주해서 살아가는 내용의 자전적인 극이었는데, 특이한 점은 극 중에 실시간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비트코인의 가격이 등락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몹시 흥미가 생겨 혹시라도 영상이 있으면 볼 수 있을까 요청을 드려 영상으로나마 작품을 보았다. 삶의 불안함, 불확실성이 비트코인 투자라는 장치에 의해 극적으로 전달되는 작품이었다. 연극 ‘자연빵’의 주제 의식을 이번에 만들 곡에 투영 시켜보기로 했다. 고맙게도 전윤환 연출님은 그냥 만들고 싶은 것 아무거나 만들어 달라고 하셨다.
이 곡은 어쩌면 일반적인 ‘로고송’과는 결이 몹시 다르다. 오히려 뮤지컬의 한 장면에 나올법한, 서사를 가진 곡에 더 가깝다. 곡의 내용은 말 그대로 내가 강화도로 이사하면 어떨까 하고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희망적인 미래를 그리고 싶었기에 제목은 ‘기왕이면 해피엔딩’으로 정했다.
여담: 비록 내가 곡을 쓰고 만쥬가 노래를 불렀지만, 이 곡은 만쥬한봉지와는 무관하다!
*본 앨범은 행정안전부 청년마을만들기 지원을 받아 무궁무진스튜디오와 강화유니버스의 협력으로 제작되었습니다.
Composed, Lyrics by 최용수
Arranged by 최용수, 강고은
Vocal 만쥬
Piano 강고은
Produced by 최용수
Recording 최용수 @ 퐁당미디어
Mixing 최용수
Mastering Freewav
Story from 공간,그리고
Album art 여미
Executive Producer 무궁무진스튜디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