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다, 커다랗고 즐거운 사랑 : 민수의 오해 금지
벌릴 수 있는 한 크게 입을 벌려 또박또박 발음해 본다. 사. 랑. 한 번 더 용기를 내 힘주어 발음한다. 이 단어에 망설임은 없다. 사랑. 사랑은 싱어송라이터 민수가 데뷔 후 꾸준히 그려온 테마다. 흔하지만 같은 색깔과 모양을 가진 건 세상에 하나도 없는, 그런 주제다. 살랑이는 어쿠스틱 팝에서 미니멀한 터치의 댄스 음악까지 자유롭게 오간 민수의 사랑은 여러 길을 돌아 다시 근원으로 돌아와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사랑이 뭐더라.
민수가 새 싱글 ‘오해 금지’로 그리는 건 아무런 오해도 곡해도 없는, 갓 태어난 모습 그대로 커다랗고 즐거운 사랑이다. 노래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낸, 앞으로도 매일같이 떠오를 행복한 하루의 끝에 자연스럽게 태어났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오로지 예쁘고 둥글기만 한 감정으로 가득 찬 지난밤이 민수 특유의 엉뚱함으로 경쾌하게 풀려나간다. 통통 튀는 리듬 속 아기자기한 사운드가 별처럼 박히고, 싱잉랩으로 주고받는 민수와 피쳐링을 담당한 래퍼 빅나티의 목소리가 듣는 이의 귓가를 번갈아 가며 간지럽힌다. 함께 수록된 두번째 트랙 ‘Time Out’은 ‘오해 금지’의 행복한 여운을 이어가는 동시에 올가을 프렌치팝 무드로 준비될 민수의 새 앨범을 슬쩍 기대하게 만든다. ‘살짝은 솔직해지자’며 상대를 내내 툭툭 건드리던 노래는 곡 후반부, 꾹꾹 눌러 담은 한마디를 남긴다. ‘네가 해줄 수 있는 말 중에’. 네가 해줄 수 있는 말 중에,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말 중에. 뒤에 이어질 문장이 뭔지는 너도나도 이미 알고 있다. 망설이지 않는다. 민수의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었다.
김윤하 / 대중음악평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