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bless (러블레스) [파랑새]
No love, only lust bless you. 욕망이 널 구원할 거야. 네 마음을 따라가.
밴드 러블레스는 어딘가 고장난 어른들의 동화를 노래한다.
나를 사랑하는 이들이 원하는 나와 내 진짜 모습 사이의 괴리는 고통스럽다. 수많은 이들은 사랑을 통한 구원을 이야기하지만 진정한 나를 찾는 여정에서 사랑은 오히려 방해물이다.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는 희생이 따른다. 그것은 곧 안주를 의미한다. 욕망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에서 뒤돌아볼 것이 생긴다는 것이다.
내 것이라 착각한 욕망과 사랑받으려 스스로를 부정하는 상황, 그것들을 벗어날 때의 두렵고 외로운 마음을 보컬 리나는 안다. 그때 스스로를 다독이며 그녀가 주문처럼, 계시처럼 마음에 접어 가지고 다니던 말에서 밴드 이름을 따왔다. 때문에 러블레스는 발음대로 사랑이 없다(loveless)라는 의미와 동시에 욕망이 너를 구원할 것(lust bless you)이란 뜻도 가진다.
‘네 마음을 따라가’라는 메세지의 팀명처럼 러블레스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으며 다양한 색을 음악에 담으려 노력한다. 다만 러블레스의 음악에 흐르는 일관성이 있다면, 수없이 상처입어 퇴색된 순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보다 그 위에 진한 화장을 덮듯, 예쁜 옷을 입듯, 가식적인 미소를 짓듯 키치한 표현으로 이를 덮어버린다는 것이다. 러블레스의 음악은 공허, 괴로움, 자기파괴 따위의 고장난 감정 그 자체의 르포타쥬지만 편한 멜로디와 쉬운 가사, 사운드로 그것을 덮어 동화처럼 쉽게 표현한다.
러블레스의 첫 싱글 앨범 [파랑새]는 잃어버린 찬란한 것들을 그리워하며 ‘뒤를 보고 걷는’ 어른들의 분열된 마음을 그린 곡이다. 나는 파랑새가 떠났기 때문에 그리운 걸까, 아니면 그리움을 알았기 때문에 파랑새가 떠난 걸까? 시간이 흘러 곁을 떠난 모든 것들을 그리며 쓴 곡이다.
‘나는 뭔가를 계속 찾고 있지만, 그건 결국 없어. 왜냐면 그 시간속에만 존재할 수 있는 것들이니까. 찬란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계속 헤메며 그때를 흉내내 봐도 공허해. 이제 나는 그런 것들이 더 이상 즐겁지 않으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