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륜 가야금산조 정남희제 황병기류 - 천의무봉 天衣無縫
긴산조 가야금: 김일륜/장구: 장종민
01 다스름
02 진양조
03 중모리
04 중중모리
05 엇모리
06 자진모리
07 휘모리
08 단모리
정남희(丁南希, 1905~1988) 명인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조선성악연구회에 가입하여 가야금산조와 병창, 창극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인 음악활동을 전개하였다. 6·25 전쟁 때 월북하여 북한에서 평양 음악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안기옥과 공저로 『가야금교칙본』을 출간하고 후진 양성에 힘썼다고 한다. 그래서 정남희의 가야금산조는 남북한을 하나로 잇는 한민족의 귀한 음악 유산이다.
황병기(黃秉冀, 1936~2018) 명인은 20세기 가야금음악을 선도하며 전 세계의 주목과 찬사를 받은 음악인이다. 한국사회를 쥐락펴락하는 학벌에도 불구하고 가야금 연주자의 길을 택하였고, 전통과 창작의 영역을 넘나들며 한국음악의 지평을 넓혔다. 그는 산조의 세계에서 평생을 두고 정남희 음 악에 천착하였다. 이 산조는 황병기 명인이 스승 김윤덕에게 배운 정남희 산조를 기둥 삼아 정남 희의 고음반과 북한에서 녹음된 또 다른 정남희의 유음에 자신의 가락을 더해 악장을 보충하고 가락 을 다듬어 완성하였다. 30여 년간 가락을 다듬고 손질하는 과정은 창작곡을 만들던 그의 번뜩이는 재기가 무색할 정도로 신중을 거듭하는 작업으로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정남희제 황병기류 산조는 다스름-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엇모리-자진모리-휘모리-단모리의 총 8악장으로 구성된 70분 길이의 대곡이다. 이 산조를 연주할 때 길게 계속되는 여음과 다양하게 청을 변화시키며 여유롭게 멋을 내는 가락은 연주자로 하여금 산조 명인들의 농익은 풍류에 합류한 것 같은 묘한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면서 스스로 흥을 이끌어낸다. 또 ‘내로라하는’ 명고(名鼓)들도 박을 놓칠까 긴장하는 어려운 가락이 나오는데, 여러 곳에서 자칫 장단이 뒤집히기 쉽게 짜여 있는 부분들은 그야말로 가야금 타는 재미가 쏠쏠 한 대목들이다. 이 부분을 잘 연주했을 때 맛보게 되는 쾌감, 이것도 정남희제 황병기류 가야금산조 의 큰 매력 중의 하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