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기억 역시 오늘보다 좋길 바라며... 윤나라 트리오 EP [오늘보다 어제가 아름다운 이유]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사람마다 다른 의미일 것이다. 누군가 에겐 그것 자체로 하나의 목적일 것이며 다른 이에겐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일지 모른다. 대부분이 두 가지 경험으로서 음악의 작용은 이루어질 텐데... 가끔, 음악이 '기억'을 소환하는 촉매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윤나라를 중심으로 결성된 '윤나라 트리오'는 재즈연주를 기반으로 진지한 포크 음악을 하는 팀이다. 크로스오버라는 낯간지러운 이름으로 부르고 싶지는 않다. 요즘 같은 세상에 크로스오버가 아닌 것이 뭐가 있단 말인가. 윤나라 트리오는 좀 더 단순하고, 담백한 수식어가 어울리는 팀이다. 그런 의미에서 윤나라 트리오의 새로운 EP 앨범 [오늘보다 어제가 아름다운 이유]는 이들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는 중간 결과물이다.
첫번째 트랙 "산들산들"에서부터 여덟번째 트랙 "그대 걱정"으로 이루어진 이 음반은, 전곡 작사, 작곡을 맡은 프론트 맨 윤나라의 개인적인 감정의 기록인 동시에 밴드로서의 윤나라 트리오가 지향하는 미래의 모습에 대한 성취물이다. 이 음반은 앞서 말했던 재즈와 포크의 조화를 염두 해둔 앨범이지만 리스너들은 이런 장르 구분에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아도 좋다. 이 앨범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는 형식이 아닌, 사소한 일상과 어쩌면 찌질 할지도 모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작지만 소중한 감정들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이다.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걱정을 하고, 짜증도 났다가...
그 다양한 감정 속에서 관통하는 하나의 중심점은, 마지막 트랙 "그대 걱정"에서 되풀이 되는 '잘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런 저런 감정들 속에서도 '당신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놓지 않는 것. 조금 어렵고, 지치고 다시 웃다가, 힘이 빠지고. 그럼에도 다시 또 한발자국 앞으로 내딛는 것. 굳이 '긍정의 힘' 같은 유치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당신이 윤나라 트리오의 음악을 들으며 살며시 미소 짓는다면, 이미 그에게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윤나라 트리오의 EP [오늘보다 어제가 아름다운 이유]는 음악 감상이라는 하나의 목적으로도, 그저 틀어놓고 일이나 공부를 하는 BGM으로도, 들으며 '그래 그땐 그랬지'라는 회상을 하기도, 심지어 카페 에서도 틀어놓기도 좋은 앨범이다.
한 마디로 어디나 어울리는 음반이라는 이야기다. 그만큼 윤나라 트리오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을 노래하고 있다. 삶에 대한 진지한 시선이 담긴 [오늘보다 어제가 아름다운 이유]는 윤나라 트리오의 정규 앨범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상의 소소함을 노래하는 것, 화려한 포장이 아닌 솔직한 감성으로 청자와 만나는 것. 윤나라 트리오가 부르는 우리 모두의 기억에 대한 노래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