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
연극이 모두 끝난 밤이면, 나는 숨을 몰아쉬곤 해. 너는 나를 이해하니. 모두가 떠난 후에도 씻어내기 어려운 시선들이 남는다는 일 말이야. 요즘은 부쩍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 이미 기억하던 곳이 아닌 게 되었더라도 좋아. 내가 멀리 달아난다면, 그곳은 새로운 집이 될 거야.
기억은 모두 흩어지고, 어두운 지붕 위로는 오늘도 별들이 가득하겠지. 이윽고 해가 떠오르더라도 별들은 사라진 게 아니야. 잠시 모습을 감춘 채 기다릴 뿐이지. 그 모든 빛들에 온종일 쫓기고 있다고 믿는다면 너는 나를 비웃을까, 아니면 슬퍼할까. 어쩌면 한 번 꼭 안아주겠니.
더할 것 없이 아름다운 날이야. 우리는 마지막 울음을 아껴야 해.
너는 나를 이해하겠니. 아니면 나를 구해주겠니. 만약 그게 아니라면, 그냥 나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