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이나 늘어놓아도 한 편의 시가 되는 그런 날들'
동화적 감성의 정수, [종이비행기와 풍선으로 가득 찬 세상]
'17', '동그라미' 등의 싱글 앨범들을 선보이며 이름을 알렸던 다양성이 첫 EP 앨범을 들고 다시 한번 평단 앞에 섰다. '종이비행기와 풍선으로 가득 찬 세상'이라는 제목만큼이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온갖 표현과 심상으로 가득한 이 앨범은 앞서 언급한 싱글 앨범들 속에서 점차 드러나던 다양성의 음악적 색채가 마침내 그 모습을 온전히 내보이는 첫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신세계에서의 첫 아침을 맞이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동명의 인트로 트랙 '종이비행기와 풍선으로 가득 찬 세상'과 곧바로 그 뒤를 이어 청자의 손을 잡고 환상의 공간으로 이끄는 '무지개춤' 그리고 경쾌한 사운드와 외로움을 자조하는 노랫말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동그라미'. 높은 곳에서부터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는 이 지점까지를 전체 이야기의 1막으로 본다면 2막부터는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낯선 꿈'으로부터 시작되는 기나긴 방황은 '보름달'에 담긴 따뜻한 위로에 당도하여 끝을 맺으며, 마지막 곡 '낮과 밤의 경계'에서 이야기는 절정을 이루고 비로소 우리 모두 '종이비행기와 풍선으로 가득 찬 세상'에 한 발짝 더 다가선다.
일상 언어와 시적 언어의 모호한 경계선 위에서 쓰인 이 동화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당신이다. 이 앨범을 들으며 당신의 감정선은 음악의 흐름을 따라 춤을 추고, 바라보는 모든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 떠오르는 모든 생각은 한 편의 시가 될 것이다. 혹여 그런 멋진 마법과도 같은 순간을 경험하지 못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 평범한 일상은 머지 않아 다가올 특별한 사건의 필요조건이므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