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스틱 콜라보의 짙은 감성 발라드
[ 좋은 이별 ]에 관한 [ 물음표 ]
어쿠스틱 콜라보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내고 음악을 만든 지 꽤 긴 시간이 흘렀다. 늘 같은 마음으로 앨범을 만들고 늘 같은 마음으로 노래를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늘 서툴고 늘 어렵고 늘 답 없는 질문의 연속이다. 그래서 다양한 악기로 사랑의 감정을 포장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담아낼 수있는 가장 미니멀한 악기를 선택하고 보컬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아내려는데 더 집중했다.
시대가 바뀌고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감정도 달라진다. 그래서 우리도 다양한 변화를 생각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고민이 늘 끝에 남았음에도 말이다. 이번 가을 어떤 노래로 어쿠스틱 콜라보의 이야기를 이어가는게 좋을지 고민이 많았다. 어쿠스틱 콜라보의 사랑은 대부분 시작과 끝에 관한 이야기였다. 시작은 설레고 끝은 늘 씁쓸하다. 어쩌면 우리에겐 좋은 이별이란 존재 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늘 기대한다. 그 시작할 때의 고민과 깊은 생각들이 헤어질 때까지도 남아있다면 우리의 이별은 조금 더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그것이 우리가 시작한 사랑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그 사랑의 마음을 담아낸 2개의 곡 그렇게 선택된 곡은 바로 [ 좋은 이별 ] 그리고 [ 물음표 ] 라는 곡이다.
그래서 우리의 앨범 타이틀을 [ 좋은 이별 ] 에 관한 [ 물음표 ] 라고 정했다.
첫 번째 트랙 [ 물음표 ]는 3박자 계열 특유의 부드러운 리듬감을 잘 살린 노래이다.
사랑의 시작을 담아낸 노래인 만큼 설레임이 담겨져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사실 우리의 사랑의 시작은 늘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다. 친구의 사이가 틀어질까 봐, 괜히 마음을 드러냈다가 좋은 사이마저도 잃게 될까 봐 많은 고민으로 사랑을 꺼내 보지도 못하고 그냥 지워버리는 경우도 많다. [ 물음표 ]는 홀로 바라본 사랑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 깊이 있는 노래다.
사랑을 실패한 것은 아니지만 오래도록 짝사랑을 한 사람에게 사랑은 그렇게 달콤하지만은 않다. 짝사랑의 감정을 어떻게 할지 몰라 고민을 하는 누군가의 마음을 담아낸 노래로 복잡한 감정을 담아낸 만큼 멜로디와 리듬과 보컬의 사운드가 묘하게 언발란스한 느낌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곡이다. 자칫 리드미컬해질 수 있는 3박자 계열의 곡을 편곡을 통해 사랑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아름답고 따뜻한 사운드로 완성시켰다.
어쿠스틱 콜라보가 만든 곡들은 악기가 다양하게 채워져도 보컬의 매력이 숨겨지지 않게 하려 많은 노력을 한다. 역시나 이번의 곡도 피아노의 간결한 플레이는 보컬과 아름다운 선율을 함께 노래하다가 기타와 드럼, 베이스가 들어오며 음악적으로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이들은 자신만의 역할을 탄탄하게 해주고 있지만, 누구 하나 멋부리지 않고, 보컬을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두 번째 트랙 [ 좋은 이별 ]은 어쿠스틱 콜라보의 기타리스트 김승재의 기타 연주와 보컬 모수진의 목소리, 오로지 이 둘로만 이루어진 곡이다. 오랜만에 시작할 때처럼 가장 미니멀한 악기와 보컬로 진짜 어쿠스틱 콜라보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짙은 감성을 담아낸 노래가 완성되었다. 분명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 마음으로 시작한 사랑인데 왜 옆에 있어도 아프고 늘 외롭고 허전했을까. 늘 사랑을 놓아버리는 사람의 마음은 하나의 기억이라도 아름답게 남기고 싶어진다. 그렇게라도 내 사랑이 초라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 좋은 사랑은 없었지만 좋은 이별로 기억할 수 있게 ” 라는 가사에 담겨진 마음은 그 좋은 이별이 내가 한 사랑을 좋은 사랑으로 만들게 될지도 모른다는 간절한 바램이 담겨있다.
이별을 앞둔 마음을 담담하지만 솔직하게, 공허하지만 깊이 있게 표현한 이 노래는 무엇보다 나일론 기타의 음색과 주법이 돋보인다. 김승재 특유의 독특한 보이싱과 깊이 있는 연주는 보컬만큼이나 우리가 사랑의 끝에 느끼는 허전함을 가득 채워냈다. 사운드의 빌드업 없이 한 곡을 이렇게 집중도 있게 끌고 나가는 데에 있어서는 보컬 모수진의 세밀한 감정 표현이 중요했다. 한 글자 한 글자를 눌러 담은 듯이 노래한 모수진의 노래에 한 번 더 감탄하게 되는 대목이다. 곧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촉촉한 목소리는 마치 흑백 영화를 보는 듯한 감성을 느끼게 한다.
어쿠스틱 콜라보는 짙은 감성 발라드라는 작은 장르를 완성해 가려 한다. 가장 미니멀한 악기와 가장 깊이 있는 보컬의 힘으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감정들을 가장 솔직한 방법으로 표현하고 싶다. 어쩌면 이번 앨범이 어쿠스틱 콜라보의 또 다른 시작이 아닐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