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ious Artists' [레드불 뮤직 서울 소리]
RED BULL MUSIC SEOUL SORI COMPILATION 8 TRACKS
레드불 뮤직 서울 소리는 ‘한국 고유의 소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전통의 의미를 고찰하고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지난봄부터 12월까지, 프로젝트에 참여한 8명의 프로듀서는 국악기로 직접 녹음한 샘플팩을 이용해 각자의 방식으로 한국의 소리를 8개의 트랙에 담아냈다. 360 사운즈의 디제이 소울스케이프와 YG 엔터테인먼트와 YGX의 프로듀서 초이스37이 어드바이저로 프로듀서 선정과 샘플팩 녹음을 비롯한 전반적 과정에 관여했으며, 1년간의 치열한 여정은 12월 28일부터 1월 5일까지 열리는 전시와 함께 미니 다큐멘터리의 형태로 공개된다. XXX의 래퍼 김심야,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수민, 프로듀서 겸 래퍼인 슈프림 보이 등이 피처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전래’와 다른 시대를 관통하며 끝없이 변화하는 ‘전통’의 의미를 다시 세우며, 레드불 뮤직 서울 소리는 국악을 둘러싼 고정관념에 대한 정면도전이자, 당대 가장 진보적인 프로듀서들의 트랙을 통해 과연 한국의 소리 문화가 어떻게 현시대의 음악 언어로 재해석되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가치 있는 시도다.
FRNK - MANSHIN
XXX의 프로듀서 FRNK의 ‘MANSHIN’은 그 이름처럼 박찬경 감독의 다큐멘터리 [만신]에서 영감을 받았다. 만신 김금화 선생의 목소리를 샘플링하기도 했으며, 실제 굿판을 목격하듯 곡 구성 간의 극적 변화가 돋보인다. 강렬한 브레이크 비트와 베이스를 중심으로 수많은 국악기 샘플이 각자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IOAH - BINGLE BINGLE (FEAT. SUMIN)
IOAH는 스윙스, 키드밀리 등의 곡을 쓰는 동시에, LA의 소울렉션 라디오에 소개될 만큼 여러 면모를 가진 프로듀서다. ‘BINGLE BINGLE’에서는 그의 장기인 퓨처 알앤비가 한국 전통 음악과 만난다. 곡의 중심인 피아노 아르페지오와 불규칙한 국악 타악기 샘플이 어우러지며 ‘빙글빙글’ 몽환적 인상을 준다. 수민의 보컬 또한 국악의 시김새(장식음)처럼 예측할 수 없이 자유롭게 움직인다.
ZAYVO - ENERGY
‘ENERGY’는 YGX의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 ZAYVO가 에너지 드링크 레드불을 주제 삼아, 레드불과 서울 소리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을 표한 곡이다. 국악기는 대체로 그 크기나 모습에 비해 강렬한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ZAYVO는 국악기의 원초적 힘을 전면에 드러내기보다 곡 분위기처럼 위트 있게 표현한다. 거문고, 대금, 징 등 국악기의 유쾌한 재발견.
PEEJAY - SeOUL SORI
‘SeOUL SORI’란 곡명답게 특히 국악기 샘플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곡으로, PEEJAY 특유의 화성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국악기 중엔 생황을 제외하고 화음을 내는 악기가 없지만, 그는 각각의 음을 엮어 예의 풍성한 코드워크를 연출한다. 그의 ‘시그니처’인 전자 피아노 또한 빠지지 않으며, “술 가져와라! 먹게!”라는 ‘논매는소리’가 곡의 절정을 장식한다.
YANG YANG - MAEHWA
8인의 프로듀서 중 가장 낯선 이름 YANG YANG은 과감하게 민요 ‘매화타령’을 자르고 붙이며 곡의 뼈대를 구성했다. 더불어 거문고로 만든 베이스와 어, 장구, 방울 등 다양한 타악기로 간결하지만 묵직한 국악기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반복되는 ‘매화타령’ 구절을 비롯해 점진적으로 쌓는 여러 소리가 곡 후반부에서 조화롭게 어울린다.
SIMO - CHICK CHICK POK POK (FEAT. JIBIN, SUPREME BOI, MALMIKING)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새로운 SIMO의 ‘CHICK CHICK POK POK’은 두 파트로 나눌 수 있다. 드럼 앤 베이스를 방불케 하는 비트에 공간감을 강조한 보컬이 전진하는 전반부, 트랩에 근접한 BPM으로 당장 랩 차트에 올라도 어색하지 않을 후반부. 그리고 그 두 현대적 음악을 ‘진도아리랑’이 연결하고 있다. 시모와 듀오 Y2K92로 활동하는 지빈, 신예 말미킹, 슈프림 보이가 목소리를 보탰다.
LIONCLAD - TELLY (FEAT. KIM XIMYA)
LIONCLAD는 분신과 같은 MPC만큼 샘플링을 즐겨 사용하는 프로듀서다. ‘TELLY’ 역시 잘게 쪼개고 정성 들여 가공한 샘플이 수시로 등장하며 자기만의 리듬을 구성한다. 생황, 장구, 바라, 피리 등이 그 ‘그루브’의 재료가 됐다. ‘진도아리랑’ 멜로디의 떨림 또한 중요한 요소로 활용되며, 김심야의 날카로운 랩은 서늘한 인상으로 곡을 이끈다.
AKIMBO - JIRISAN BREEZE
이미 2016년 발매한 싱글 ‘일월오봉도’ 등으로 국악을 자신의 음악에 접목해온 프로듀서 AKIMBO는 ‘JIRISAN BREEZE’에서는 더욱 자연스럽다. 피리, 장구, 아쟁, 징 등 각각의 국악기가 내는 소리와 분위기를 변조하기보다 그대로 살리며, 제목 그대로 지리산 산들바람을 연상케 하는 여유 있는 곡을 완성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