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남자의 반려견이었던
'로키' 프로젝트 그 두 번째 이야기 '시원한 바람이 좀 부나'
우리 강아지 로키가 살아있을 때
여름에는 매일 새벽 산책을 했다.
산책하기 전 로키에게 항상 하던 말
'어디 시원한 바람이 좀 부나 나가보자'
목줄을 챙기고, 배변 봉투를 챙기면
녀석은 벌써 신나 빙빙빙 돌기 시작한다.
늦여름 새벽 공기, 고요한 골목길을 비추는 가로등 불빛
천천히 공원까지 나란히 걷는다.
나도 덩달아 신이 난다.
공원에 도착하면 로키는 풀냄새, 흙냄새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린다.
나처럼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 턱걸이를 하는 청년,
술 취해 벤치에 누워 꿀잠 자는 아저씨 등. 익숙한 풍경, 낯익은 사람들이 몇 명 보인다.
공원을 몇 바퀴 돌고 벤치에 앉는다.
그리고 우린 늦여름 새벽과 하나가 된다.
'어디 시원한 바람이 좀 부나 나가보자'
어쩌면 로키보다 내가 더 늦여름 새벽 공기를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어서 가을이 오기를 바라며 확인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다시 가을을 기다렸다. 이 노래로 다시 한 번 로키를 그리기 위해
조금은 담담하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