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속에서 당신을 무한히
아끼고, 바라보고, 껴안고,
사랑하며 사는 인생’
여러 형태의 사랑과 이별,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긴 호흡을 통해
긴밀하게 묶어낸 홍혜림의 정규3집 [MARCH]
지난 2008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뒤, 2017년 싱어송라이터로서 작가적 감수성을 드러낸 두 번째 정규앨범 [화가새]를 선보였던 홍혜림이 세 번째 정규앨범 [MARCH]로 돌아왔다.
3년간의 작업기간을 통해 만들어진 정규앨범 [MARCH]는 2012년 발매하였던 정규 1집 [As A Flower]와 마찬가지로, 유능한 오케스트레이터이기도 한 김용은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확실한 존재감과 풍부한 서사를 드러내는 오케스트라가 메인이 되는 이번 앨범은 특히 홍혜림의 첫 앨범 [As A Flower]과 묘하게 닮아있는데, 페임스 마케도니아 심포닉 오케스트라(FAME’S Macedonian Symphonic Orchestra)의 연주와 더불어 기타 연주, 신서사이저 사운드를 통한 사운드 디자인을 맡은 남편 김용현의 참여가 피상적인 공통점 너머, 새 음반 [MARCH]만의 특별함을 더해준다.
한편 이번 홍혜림의 정규 3집 [MARCH]는 기존의 스테레오 음원과 더불어 최근 음원 플랫폼 네이버 바이브/애플뮤직에서 대대적으로 런칭한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버전으로도 발매되며, 국내 첫 돌비 애트모스 인증 스튜디오 오디오가이에서 작업 되었다.
길었던 음반 작업 기간만큼이나 에피소드도 많았다고 말하는 홍혜림이 직접 트랙별 곡 이야기를 전한다.
01 인트로 | Intro
이 음반에는 3개의 연주곡이 있다. 모두 두 번째 트랙 ‘아무것도 쓸 수 없어요’의 인트로에 기초한 것이다. 이 서곡의 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가면 어느새 다음 곡이 된다.
02 아무것도 쓸 수 없어요 | Blank
이 곡을 쓰기 전 긴 공백이 있었다. 무엇에 관해 쓰고 싶은지는 알았지만 맴돌기만 할 뿐 시작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를 가사에 담았다.
03 작곡된 것처럼 | March
이토록 견고하게 누굴 사랑할 수 있을까? 전에도, 지금도, 내일도 외우고 있을 마음속 멜로디처럼.
04 연인 | Still
어떤 이별은 시간이 흐르면 흔적마저 사라지지만, 어떤 이별은 상처와 함께 영원한 성숙을 남긴다.
05 플래시백 | Flashback
또 다른 연주곡 트랙이자 간주곡. 소리 하나하나에 귀 기울여 들으면 더 재밌다. 어긋나는 듯한 음들, 건조하고 무심하게 연주된 악기들과 교차하듯 나오는 뮤직박스까지.
06 찬란한 날 | A Bright Day
삼십 년이 훌쩍 넘은 부모님의 결혼식 비디오를 부모님과 함께 본 뒤 쓴 노랫말이다. 어울리는 선율을 찾지 못해 묵혀둔 지 수년째였다. 프로듀서가 내 곡이 아닌 곡을 넣어보는 것을 제안했을 때 이 노랫말을 건넸다. 다른 사람이 작곡한 곡을 음반에 넣는 것은 처음이라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여담으로, 이 곡을 작곡한 김용은 프로듀서와는 음반 작업 내내 단 한 번도 오프라인에서 만난 적 없다. 프로듀서가 캐나다에 거주하는데다가 판데믹이 겹쳤기 때문.
07 폴링 로켓 | Falling Rocket
제목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곡이다. 우연히 영국화가 제임스 휘슬러의 ‘’Nocturne in Black and Gold: The Falling Rocket’이라는 그림을 보았는데 내 마음이 읽힌 것만 같았다. 부서지는 듯한 점들에 아름다움과 쓸쓸함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바로 이거야’ 하는 마음으로 (감사히) 제목으로 빌려 썼다.
08 사랑하는 사람 | Loved One
사랑하는 당신과 오랫동안 함께이기를. 수년 전에 써두고 발표할 때를 아껴온 곡이다. 이 곡을 녹음하기 직전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외할아버지께서 세상에 작별을 고하신 것이다. 그 뒤로는 늘 이 곡을 대할 때마다 할아버지 생각이 난다. 살갑지 못했던 손녀이지만 이 노래를 외할아버지께 바치고 싶다.
09 테마 | Theme
마지막 연주곡 트랙. 이 음반에서 여러 번 반복되는 선율이 이 트랙에서 가장 굵직하게 들린다.
10 나보다 내 마음이(Reprise) | My Heart Sings(Reprise)
나보다 내 마음이 더 먼저 알아버렸지만, 만남을 시작하기엔 조심스러운 마음을 담은 노래. 2019년에 싱글로 발매했던 곡이다. 이번에 좀 더 풍성한 스트링 오케스트라 버젼으로 재녹음되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