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미술사 : 사라진 장소와 멈추지 않는 이야기
서양미술사는 합정에 위치했던 8평 남짓의 작은 카페입니다.
많은 이들이 그곳에 모여 서로의 안부와 마음을 묻고 답하곤 했습니다.
우리의 시간을 간직한 채
21년 2월, 서양미술사는 문을 닫았습니다.
그곳을 사랑했던 손님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그곳의 이야기를 기록하고자 했고,
‘Kochere’라는 이름으로 16인의 예술인이 모여 책과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Kochere’는 서양미술사의 이재인 사장님이 가게를 비워주기 전
마지막으로 볶았던 원두의 이름입니다.
[앨범 소개]
앨범 'Kochere'는 록, R&B, 포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담긴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강건후(Track 1, 6), 정규성(Track 2), 강혜진(Track 3), 심채은(Track 3), 동윤(Track 4), 다린(Track 5) 이 참여하였습니다. 현재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는 멤버도 있지만, 세션으로만 활동하다가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곡을 만든 멤버도 있고, 이제 막 자신의 음악을 내어놓기 시작한 멤버도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서양미술사에서 만났습니다.
[곡 소개]
1. 영속하는 잔향은 없지만 (강건후)
잔향은 본디 지속성이 없습니다. 바다 한가운데 혹은 동굴 한가운데에서 손뼉을 쳤다 가정할 때, 공간이 아무리 넓다 한 들 잔향은 예상되는 소실점에서 사라집니다. 잔향이나, 귀중한 사건들, 혹은 서양미술사의 존재 또한 영속하지 않지만 어느 날 문득 든 ‘데이터와 음악으로는 서양미술사를 영원히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이 곡을 만들었습니다.
2. 시간이 우리 몸에 새겨질 때 (정규성)
시간은 어떤 형태로든지 우리들에게 새겨지고, 그것들을 언제든지 꺼내 놓을 수 있지요. 그리고 지금 우리는 서로 다른 형태이지만 같은 시간을 이야기 하고 있어요.
3. 약속 (강혜진, 심채은)
지난한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 우리에게 조건 없이 주어진 앉을 구석을 기억합니다. 장소는 떠나고 발걸음은 흩어졌지만 이제 장소가 아닌 마음에 우리가 남긴 약속이 남아 다시 돌아올 만남을 기대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운 마음이 전해지기를 바라며.
4. I'm The Only One Who's Shy...? (동윤)
미술사를 들락날락하며 본 친구들의 많은 마음과 밝음 그리고 그늘 이야기 기다림 같은 걸 계속 미술사에서 할것이라 선언하던 (제 기준의) ‘요즘 음악’으로 풀어내보았어요. 친구들아 저 잘했나요? 더 잘 해볼게
5. 나무가 되는 새들처럼 (다린)
서양미술사 카운터에서 발견한 사장님의 메모에서 출발한 곡입니다. 내가 당신의, 우리의 증거가 되길!
6. 또 (강건후)
1번 트랙 ‘영속하는 잔향은 없지만’의 후속곡입니다. 하고 싶은 말을 줄이고 줄여서, 제일 자신있게 만들 수 있는 음악의 형태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