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 (ENTROPY)
엔트로피란 우주 전체가 무질서를 향해 가려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물리학 이론입니다.
앗 잠시만요! 저도 태생이 문학적 기질로 꽉꽉 찬 사람이라 학창시절 과학은 늘 낙제였어요. 저도 이 원리를 물리학적으로 이해하고 얘기하는 것이 전혀 아닙니다. 이번 EP앨범이 과학적인 이야기를 담은 것도 전혀 아니구요. 안심하셔도 됩니다.
저는 이 엔트로피라는 개념을 접하고 이를 정신적인 영역으로 받아들였어요.
제가 음악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만들었던 작품의 제목이 DISORDER, 즉 무질서였습니다.
무질서와 불확실하고, 늘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제 삶은 불안함의 연속이었어요.
제 지난 노래와 영상들에서도 이러한 정서가 아주 깊게 자리잡아 있었구요.
그런 제게 엔트로피라는 생소한 개념은 오히려 위안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무질서와 불확실함에 두려움을 느끼고 늘 이를 막아보고자 해왔는데,
애초에 우주 자체가 무질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면 이건 내가 애초에 인간의 영역이 아닌 것을 해결하려 했다는 후련한 허탈함이었죠.
그리고 돌아보니, 이 거대한 불확실의 파도는 제 하루하루를 종잡을 수 없게 거세게 흔들곤 하지만, 때로는 파도가 있어서 그간 가보지 못했던 곳에 도달하기도 하고, 또 예상치 못했던 행운을 가져다 주기도 했던 거였죠. 그래서 이제는 이 파도를 어떻게든 벗어나려 하지 않고, 이 파도가 나를 어디로 데려가게 될지 두근거림을 느끼는 마음가짐이 되었어요. 이번 제 EP앨범은 이러한 제 과정을 담아냈습니다.
앨범커버와 수록곡들 하나하나 이번에는 모든 요소들을 치밀하고 신중하게 설계했어요. 이번 EP앨범은 19년도의 데뷔앨범에 이은 두 번째 앨범단위 작품이라 제가 체감하는 의미가 매우 커요. 특히 이번 앨범은 제가 처음으로 프로듀서로서 모든 트랙을 혼자 전부 작곡, 편곡한 첫 작품이어서 더더욱요! 그리고 제가 모든 곡들을 스스로 작곡했기에 사운드 자체로도 더욱 풍부하게 제 감정과 생각을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더 구체적인 해설은 글이 길어질 것 같아, 제 ‘신미도’ 유튜브 채널에 영상으로 제작하여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이 글은 프롤로그, 혹은 인트로 정도로 생각해주세요!
그러면, 이제 한 번 엔트로피의 파도 위로 이제 올라타보시겠어요?
신미도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