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란 곡을 만들며
멀지 않아 어머니는 아버지 곁으로 가실 것 같다. 엄마는 날 낳으시고 지금 까지 산후 우울증을 앍고 계신다. 어쩌다 난 태어나서 엄마 속만 썩였는데 이렇게 가시는 걸까. 얼마 전 어머닌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다 “애비야 나 죽으면 우리 엄마 만날 수 있을까?” “그럼요 할머니가 마중 나오실 거예요” 그러자 어머닌 잠시 침묵하시다 말씀하셨다. “믿을 수 없다. 요즘 같아선 죽으면 그만일 거 같다.” 라고. 그래서 난 엄마한테 이렇게 물었다. “엄마 나 죽으면 엄마가 마중 나와야 하는데 안 나올 거야?” 그러자 어머닌 이렇게 답하셨다. “지금 장담 할 수 없다. 아니 난 못나와, 안 나올 거야.” 난 이렇게 대꾸했다. “엄마 난 아버지 나오는 거 싫어 엄마가 나와야 돼.” 그러자 어머닌 말씀을 돌리시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죽어서 엄마를 꼭 만나야하는데” 라고만 하셨다.
정리 하는 습관이 몸에 베인 어머니는 작년에 앞마당에 있는 호두나무와 대추나무 가지를 내게 정리하라고 하셨다. 난 대추나무 몸통만 남기고 가지를 다 잘라버렸다. 순간 가슴이 메어지면서 이젠 엄마가 떠나시는구나 실감했다. 유언장을 쓰신 건 아니지만 어머닌, 아버지와 사시던 고향집을 사후 형제간의 분쟁거리를 남기지 않기 위해 미리 정리하셨다.
지금은 아침과 저녁을 분간하지 못하시는 상태시다. 하지만 당신 어머니를 많이 보고 싶어하시며 어릴 적 형제들과 놀던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회상하신다.
사랑하는 엄마가 떠나는 것은 큰 불행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도 그것을 피할 수 없다. 지금 얼마 남지 않은 엄마와의 생활이 고통이나 큰 어려움일지라도 이것을 통해 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 때때로 밀려오는 비통함은 삶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오직 엄마와 사랑하는 일만 남았다. 오히려 이전 보다 더 엄마를 깊게 사랑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런 감정을 노래로 만들 수 있었다. 순간순간 밀려오는 극심한 슬픔과 상실감을 노래했다. 그래도 내가 엄마로 인해 지금 존재하는 것을. 엄마 안녕, 나 죽으면 꼭 마중 나와 주세요.
2021년 여름
철없는 아들 정형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