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간다.
볕을 쬐고,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남이 틀어주는 음악을 대개는 흘려 보내고 가끔씩 귀 기울여 듣다 나온다.
커피 맛엔 너그럽지만 귀는 예민한 내게 좋은 카페의 기준은 적당한 소음이다.
지나치게 시끄러워 정신 없지도, 너무 조용해 위축되지도 않는 적당함.
‘OVN’의 [Almost Home Café]는 고백컨대 노래보단 풍경화에, 소음에 가깝다.
카페의 여러 소음을 모은 소품집이다.
좋아하는 카페의 풍경과 냄새를 로파이 비트로 묘사해 느슨히 담아낸 10개의 트랙들.
시작하는 것 같다가 끝나고야 마는 짧은 순간의 나열들. 집중해서 듣지 않아도 되는 노래들. 어디에도 걸리지 않고 스쳐지나간다.
어쩌면 당신의 섬세한 모서리에 끝이 걸릴지도 모른다.
커피든 주스든 차든. 좋아하는 음료 한 잔을 앞에 두고 듣기 바란다.
당신의 커피가 당신에게 어울리는 온도이길 바란다.
적당한 소음에 안긴 당신의 지금이 편안하기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