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피어난 소녀들의 깊은 절망에 손을 내밀어 줄... 영화 [들꽃]
영화 [들꽃]의 세 소녀 수향, 하담, 은수는 휴대폰을 훔쳐 판 돈으로 길에서 살아가며, 내일을 꿈꿀 수 없는 불안과 외로움에 이미 익숙해져 버린 10대들이다. 당장을 살아내기도 버거운 소녀들이 어떻게든 살아보려 발버둥치는 이야기를 담은 [들꽃]은 가출 청소년의 삶을 다룬 예전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지점에서 그들의 삶을 바라보고 있는 영화이다. 더 이상 갈 곳 없는 그들 앞에 나타난 어른들의 나쁜 유혹과 이유 없는 폭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갓 피어난 소녀들의 순수한 빛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묵묵히 담아낸 것.
영화 [들꽃]은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 소녀들에게 세상은 온통 낭떠러지임을 보여주는 아주 강렬한 드라마인 동시에 관객들로 하여금 들꽃 같은 연약한 소녀들의 절망에 손을 내밀게끔 만드는 영화이다.
3호선 버터플라이의 보컬 남상아가 참여한 OST
영화 [들꽃]의 OST는 6곡의 조촐한 밥상으로 소박하게 출시된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의 한 곡 한 곡의 역할은 자못 비중이 있다. 거리의 소녀들에게 잠시나마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Lost"나, 피아노의 차가운 멜로디가 등장인물들의 시린 상처를 처절하게 담아내는 "걸어가는 길", 그리고 뒤틀려진 사운드로 패닉의 상태를 기괴하게 표현한 "혼란" 등은 영화의 색깔을 더욱 더 도드라지게 한다. 그 중에서도 주목할만한 곡은 3호선버터플라이의 보컬 남상아의 목소리에 얹혀져 흐르는 "넌 어디를 그렇게"라는 엔딩곡이다. 거리의 소녀들에 대한 감독의 절절한 헌사가 가사로 표현된 이 곡은 폐부를 찌르는 듯, 처연함의 극을 보여주는 남상아의 보컬로 그 슬픔이 증폭되어 관객들로 하여금 엔드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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