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모' [난감해]
난감하다, 그대의 부재. 슬픔의 끝으로도 고통의 종착으로도 나아가지 못하는 일, 난감하다. 이쪽으로도 저쪽으로도 오도 가도 못하는 일, 난감하다. 그대가 없어 그저 난감하고 난감할 때 세상은 더없이 슬프고 고통스러운 법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그대 없는 시공과 맞닥뜨릴 때 '슬프다' 혹은 '고통스럽다'보다 '난감하다'라고 말하자.
금주악단 '권성모'의 솔로 프로젝트 세 번째 싱글 [난감해]도 난감하다. 그대의 부재 때문에 그가 내뱉는 "난감해"라는 말. 그 말은 또 다른 그대의 부재와 맞닥뜨리는 누군가의 '난감해'라는 감정과 등가를 이룬다. 화자의 말을 그대로 청자의 감정으로 치환해 내는 것. 그것이 바로 그의 노래다.
'권성모'는 작곡, 편곡, 프로듀싱은 물론 믹싱까지 모든 것을 혼자 다 한다. 말의 힘에 이 혼음(혼자 하는 음악)의 힘이 더해져 그의 노래는 "우주"를 향해 등가속도 운동을 한다. 그리하여 다다르는 곳은 고독과 몽환이 어우러지는 어느 "무중력"의 시공이다. 거기에서 그는 혼풍(혼자 맞는 "바람")와 혼춘(혼자 맞는 "봄")의 상상을 즐기고 있으나 그의 빛은 늘 저 아래 지구 사람들의 빛과 이어져 있다. 그래서 노래는 쓸쓸하고 몽롱하지만 기실 사려 깊고 웅숭깊게 청자의 마음을 품어준다.
이번 싱글 [난감해]의 수록곡 "난감해"도 그렇다. 처음부터 끝까지 곡의 전면에서 반복되는 '전기 기타의 아르페지오'만큼 "난감해"라는 감정을 적절하게 전할 수 있는 사운드의 화법이 또 있을까. 더불어 되풀이되는 (노랫)말과 가락을 따라 들으며 청자는 화자의 처지를 고스란히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그대라는 존재의 부재는 혼자 있는 우주에서도 함께하는 지구에서도 난감한 일이다. 하지만 우주의 누가 지구의 당신에게 "난감해"라고 빛을 보냈을 때는 그렇게만 끝날 일은 아니라는 신호다.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르지만 같은) 두 빛이 어느 날 서로에게 가 닿았다는 것은 이렇다는 말이다-그는 그의 그대를 잃었다. 당신은 당신의 그대를 잃었다. 그는 "난감해"를 부른다. 당신은 "난감해"를 듣는다. 그와 당신은 동시에 똑같이 난감하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서로에게 한 발짝 뗄 수 있는 어떤 방향이 돼줘야 한다. "이 넓은 우주"가 아무리 "깜깜"할지라도. .... ....